[발행인 시평] 내가 국힘당 전대에 관심 갖는 이유?

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Ph. D)

국힘당이 당권 향방을 두고 소란스럽다. 겉으론 민주주의가 통용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건 포장에 불과하다. 한 꺼풀만 벗겨보면 추악한 냄새가 진동을 한다. 이 추악한 냄새란 반민주적 행태를 두고 하는 말이다.

민주주의 공당이라고 하기엔 볼썽사나운 일들이 버젓이 일어난다. 대표적인 게 ‘비친윤’ 후보를 주저앉히는 것이다. 본인은 친윤이라고 볼멘소리를 내지만 윤핵관을 비롯한 친윤들이 보기엔 어림없는 수작이라고 치부한다.

독자들은 눈치챘겠지만 나경원을 두고 하는 말이다. 그녀의 정치생명은 끝났다고 본다. 정치에서 중요한 것은 자생력인데, 나경원의 당권 포기는 자생력 없음을 만천하에 알린 결과를 가져왔다. 재기가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권력에 빌붙어 호가호위하다가 불나방처럼 사라진 정치인들이 많다. 하지만 이들은 역사에 단 한 줄, 아니 단 하나의 단어로도 기록되지 않는다. 불나방처럼 권력에 빨대를 꽂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역사의 죄인들이다.

예전으로 소급해 올라갈 것까지 없다. 지금의 소위 윤핵관과 대통령실 측근들도 그런 부류의 사람들이다. 윤석열과 운명 공동체의 관계에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전대는 나경원에게 좋은 기회였다. 홀로 설 수 있는... 그러나 주저앉고 말았다.

유력 당권주자인 나경원의 불출마로 경선은 김기현 안철수 양자 구도로 재편되는 것 같다. 오차 범위 내에서 1등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두 후보가 자웅을 겨루게 된 데에는 나경원 표가 고스란히 안철수에게로 간 게 크다는 평가다.

아마 1차 투표에서 과반수 획득자가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많다. 이렇게 된다면서 2차 결선 투표까지 가게 될 것이다. 승패를 쉽게 판단할 수 없게 되었다. 그 나물에 그 밥이지만 우리나라 정치발전을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덜 나쁜 후보는 있을 수 있다.

정치발전을 위해서라고 했다. 윤의 후광을 역설하는 후보들에게서 무슨 정치 발전을 기대할 수 있을까? 하지만 이 지점에서 냉정하게 생각해 보아야 한다. 두 가지 점을 지적하고 싶다. 국힘당 내외 상황을 경계로한 전망이다.

국힘당 내 민주주의 파괴는 윤 대통령에 기인하는 바 크다. 그럴 힘과 실력이 존재하는지 의문이지만 어쨌든 지금 윤을 들먹이면 그것이 바로 법이자 당규가 되는 게 그 당의 현실이다. 윤의 생각에 거치적거리면 뜯어고치는 것도 식은 밥 먹기이다.

정당 민주주의 운운하려면 이런 봉건왕조식 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 김기현 안철수 두 사람 중 누가 상대적으로 유리한 지점에 서 있을까. 김기현보다는 안철수가 아닐는지. 김기현의 확증편향적 뇌 구조는 윤석열보다 더했으면 더했지 덜 하지 않다.

그가 지금까지 쏟아낸 막말 수준의 언사를 볼 때 민주주의란 그에게 사치인 것 같다. 안철수도 오십보백보지만 김기현보다는 객관적인 시각을 견지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당 대표가 되었을 때 미흡하겠지만 그래도 당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람이다.

지금의 국힝당 구조상 윤석열을 등에 입지 않고 당 대표가 되기 힘들다. 후보 출마를 포기한 나경원조차 마지막 순간까지 윤의 바짓가랑이를 잡으려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는가. 당권을 노리는 사람들치고 친윤 아닌 사람은 하나도 없다.

반윤 목소리를 내는 유승민은 출마를 선언하기도 전에 100% 권리당원 선거로 룰을 바꿔 출마를 막아버렸다. 압도적 국민 지지를 받고 있었는 데 말이다. 너무 뻔한 사실을 버젓이 해 대는 국힘당 친윤 그룹은 국민의 시선은 안중에도 없다.

국힘당 밖과의 관계를 고려할 땐 어떨까. 김기현이란 이름만 들어도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야당 인사들이 적지 않다. 대화가 전혀 되지 않는 사람으로 생각한다. 이런 사람이 여당 대표가 된다? 협치의 끈은 완전히 끊어져 버리고 말 것이다.

안철수라고 왜 한계가 없겠는가. 앞에서 두 사람을 두고 '오십보백'란 표현을 썼다. 그래도 그가 김기현보다 낫다는 것은 막말 제조가 김기현에겐 미치지 못하고, 상대와 대화가 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야당은 보고 있다. 그나마 협치의 여지가 조금은 있다는 것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국힘당 당 대표로 누가 되느냐엔 관심이 없다. 국힘당 내의 민주주의 진퇴도 그들이 짊어질 몫이다. 다만 우리나라 민주주의에 암덩어리가 될 것 같은 노파심에서 한마디 한 것이다. 국힘당 전당대회를 지켜보는 한 가지 이유이다.

발행인 gcilbonews@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