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시평] 딱 이 정권의 수준.... "이 XX들, 정말 웃기고 있네!"

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Ph. D)

언제까지 이런 실수를 이어갈 건가? 이것은 실수가 아니라 그들의 수준을 그대로 보여주는 일종의 성향이다. 대통령부터 정권의 핵심 인사들에 이르기까지 지켜보는 국민은 불안하기 짝이 없다.

아무리 사적으로 한 말이라지만, 대통령의 입에서 '이 XX들', '쪽팔려서' 등의 비속어로 국제적 망신을 당한 것이 얼마 전의 일이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낯이 화끈거림을 감출 길 없었다.

구설수에 오를 때마다 당사자들은 변명으로 일관하지만 곧이곧대로 들을 사람은 많지 않다. 정권이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잃을 것 같아 그 무엇보다 염려된다. 회복의 기미도 기대난망이다.

대통령의 입이라고 할 수 있는 대통령실 김은혜 홍보수석이 미국에서 15시간이 지난 뒤 변명을 늘어놓았다. '이 XX들'은 미 의회가 아니라 우리나라 국회를, '바이든'은 '휘날리면'이었다고...

그 비속어가 누구에게 한 것인가도 중요하지만 거기에 못지않게 대통령이 '이 XX들'이란 비속어를 썼다는 자체도 그냥 보아넘길 일이 아니다. 대통령의 입에서 저런 비속어가? 전례가 없는 언어 사용 아닌가.

김 홍보수석의 해명대로 '이 XX들'이 우리 국회를 향한 말이었다면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들이 이 XX가 된다. 해명에 총대를 멨던 이가 어제 대통령실 국정감사장에서 또 한 건 터뜨렸다.

사과하기는 했지만 여진은 여전히 남아있다. 그때의 상황은 이렇다. 민주당 강득구 의원이 김대기 비서실장과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에게 이태원 참사에 대해 질문하는 도중 사달이 났다.

유은혜 홍보수석이 바로 옆에 앉아 있는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의 메모장에 쓴 글이 언론사 카메라에 잡힌 것이다. 필부들이 흔히 쓰는 "웃기고 있네"란 다섯 글자였다. 이 말을 두 수석이 주고받았다.

이것을 야당 의원들이 문제 삼았다. 국민을 대신해서 질문하는 국회의원들의 국정감사장에서 이런 식의 필담을 나누는 것이 과연 피감자의 입장에 있는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인지... 급기야 두 사람은 퇴장을 당했다.

“웃기고 있네”라는 말은 당사자인 국회의원뿐 아니라 국민을 무시하는 행위가 아닐 수 없다. 이 점을 두 수석은 감지한 모양이다. 질문하는 의원에게 한 말이 아니라 두 사람 간 사적 대화라고 둘러댔다.

김은혜 홍보수석이 8일 국회 운영위원회의 대통령실 국정감사에서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이태원 참사 관련 질의 도중 옆자리에 앉은 강승규 시민사회수석 노트에 “웃기고 있네”라고 적었다. /이데일리

필자가 보기엔 사적 대화이긴 한데 그 대상이 질문하는 야당 의원으로 판단된다. 그것도 숨어서 비아냥대는 투로.... 이런 상황에서 본인들은 사적 대화 외에 달리 둘러댈 말이 없었을 것이다.

여당 소속 운영위원장이 사적 대화의 내용을 말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강 수석은 "사적 대화를 여기서 공개할 수 없다"며 거부했다. 지어서 말해야 하기 때문에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사적 대화라고 해도 반드시 대상이 있다. 수석 두 사람이 그 말의 대상은 아닌 것같다. 왜냐하면 김은혜 홍보수석은 강승규 시민사회수석과의 나이 차이가 8년이나 나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이 강 수석에게 "웃기고 있네"라는 표현을 쓸 수는 없다.

사람에겐 최소한의 양식이라는 게 있다. 그 양식은 주어진 위치에 따라 엄격하게 요구된다. 대통령에게 기대하는 양식과 필부의 그것이 동일할 수 없다. 그것이 혼재하거나 뒤바뀔 때 나라의 격이 떨어지고 어수선하게 된다.

여당 실세들의 막가파식 발언, 대통령의 '이 XX들', '쪽팔려서', 홍보수석의 '웃기고 있네' 등의 발언들에서 국민은 절망한다. 이런 저급한 표현은 딱 정권의 수준을 말해준다. 이런 게 진정 국민이 바라는 수준이라고 생각하는 걸까.

따뜻하고 품격 있는 말만 해도 부족할 시간이다. 사회가 점점 험악해져 간다. 지도층의 신중한 말이 필요할 때이다. 대화와 타협 그리고 협치는 동화 속에서나 그려볼 수 있는 개념인가. “이 XX들, 정말 웃기고 있네!” 정권을 향해 지금 국민이 외친다.

발행인 gcilbonews@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