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남(전 대통령 소속 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 위원장)

문화국가의 상징인 도서관을 사랑하는 문화시민 여러분께 올립니다.

지난 4년간 제가 위원장으로 있었던 '대통령소속 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는 2006년 도서관법 전면개정 때 법정기구로 창립된 이 나라의 대표적 문화기구입니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과 권양숙 여사께서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보내주셔서 가능했습니다. 그분들 뜻을 받아 저도 도서관계 인사들과 함께 앞장섰지요.

그 후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 정부에서 크게 위축되어 있었으나, 문재인 대통령이 노무현 대통령의 정신을 이어받아 지원을 재개한 결과 다시 활성화되어서 지난 4년간 많은 성과를 올릴 수 있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께서 저에게 위원장을 맡아달라 청하셔서 뿌린 씨를 거두는 심정으로 수락하여 백의종군해왔습니다. 4년간 국회와 문화체육관광부의 도움으로 도서관법을 두 차례 개정하여 위원회의 위상을 높였고 올해부터 명칭도 '국가도서관위원회'로 격상될 예정이었습니다.

이제 도서관이 이 나라를 명실상부한 문화국가로 옹립하는 역할을 본격적으로 벌이려는 이때, 새 정부가 들어서자 돌연 역풍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대통령소속으로 된 위원회들을 정비한다는 구실로 도서관정보정책위원회를 폐지하거나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기구로 격하시키겠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기구는 엄연한 법정기구인 만큼 그러한 의도를 달성하려면 도서관법을 개정해야 합니다. 아마 새 정부는 도서관법 개정작업을 시도할 것입니다만, 도서관을 사랑하고 발전시키고자 하는 문화시민이라면 결코 그러한 시도를 용납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 위원회를 위축시키려는 작업이 벌써 시작되어, 올 4월 제가 임기를 마친 이후에도 후임 위원장과 위원을 위촉하지도 않아 공석 중이고 활동도 거의 멈춘 상태입니다. 여러분께서 나서서 위원회의 위상을 지켜주시고 제 역할을 하도록 이끌어 주시기 바랍니다.

도서관법 개정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관할이므로 그 상임위원회가 역할을 해주셔야 합니다. 각 정당의 지도부와 정책위원회 차원에서도 다뤄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문화에는 여야가 따로 없습니다. 보수든 진보든 상관없이 국민이 절실히 원하는 사회적 기반시설(Social Infra-structure)인 도서관을 계속 살려 나가는 일을 수행해 주어야 합니다.

주권자인 시민 여러분께서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시길 바라마지 않습니다. 국회와 사회 각 분야에 호소하여 위원회를 살려주시기 바랍니다. 특히 여론을 주도하는 언론이 제 역할을 해주어야 합니다.

현재 국립중앙도서관 7층의 위원회 사무국에서 위원장과 위원도 없이 외롭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직원들을 격려해 주십시오.

도서관법에 따라 막 출발하려는 '국가도서관위원회'를 살려주십시오. 부디 도서관계의 간곡한 소망을 지켜주십시오. 감사합니다.

취재부  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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