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희(시사평론가)

얼마 전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3연임을 확정했다. 이미 확정되었던 것을 절차적으로 공식화한 것 뿐이라고들 한다.

시진핑은 이제 마오쩌뚱, 등샤우핑과 같은 반열에 올랐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이다. 3연임을 공식화하며, 후계자를 지정하지 않았으므로 5년 후에도 중국 권력의 교체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국의 인민은 표면적으로 시진핑을 "위대한 지도자"로 받아들인 듯 하다. 사람과 신의 중간쯤 되는 위치에서 중국을 영도하는 듯한 느낌이다. 하지만 이것이 과연 중국의 인민들에게 좋은 일일까? 중국은 앞으로 어떤 길을 걷게 될까?

역사적으로, 인간의 본성적으로, 중국의 미래는 어렵지 않게 예측된다. 소소하게 글을 쓰는 개인도 이렇게 예측하건데 미국의 전략가들은 속으로 "고마워요, 시진핑"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를 일이다.

민주적인 선거가 없는 공산권 국가에서는 권력의 교체는 관습에 의한다. 재선까지만 허용, 7상8하 원칙은 중국의 부패를 막고, 신진세력이 과거의 시행착오를 개선하는 데에 매우 중요한 정치 행정적 관습이다. 이번에 시진핑이 이 관습을 무너뜨린 것인데, 이는 실로 중국의 미래를 좌우할 만한 사건이다.

행정기관, 지자체, 기업의 의사결정 구조는 대체로 그 나라의 최고 의사결정 구조를 참고한다. 그렇게 하는 것이 문화적으로 그 구성원들이 이의 없이 자신들이 속한 조직구조를 받아들이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나는 몇년 동안 중국 자본의 회사와 일을 한 적이 있는데, 그 회사는 마치 집단지도체제와 같이 의사결정을 하였다.

시진핑이 후계자 없는 3연임을 확정하였다면, 중국의 지방행정기관, 각 정부 기관장들도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이고, 그것을 막을 명분이 시진핑에게는 없다. 만 68세에는 정치가, 행정가들이 정년퇴임한다는 7상8하의 원칙이 무너졌으므로, 이제 중국의 지방행정 기관장, 정부 기관장들도 종신으로 일할 수 있는 좋은 자리를 기대할 것이다.

3연임이 확정된 시진핑 주석(사진=연합뉴스)

시진핑의 이익과 중국의 이익이 충돌할 경우, 시진핑의 이익과 중국 인민의 이익이 충돌할 경우, 중국의 정치가, 행정가들은 고민 없이 시진핑에게 이익이 되는 방안을 선택할 것이다. 그리고 그에 대한 보상을 받기 위해, 이러한 의사결정을 한 본인을 당 중앙, 즉 시진핑에게 홍보하기 바쁠 것이다. 그리하면 종신으로 일할 수 있는 좋은 자리를 받거나 유지하기에 좋을 것이기 때문이다.

후계자가 없는 시진핑은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 최고 권력자 자리를 유지할 것이기 때문에, 어느 시점에서 중국의 최대 관심사는 시진핑의 건강이 될 것이다. 이는 시진핑의 만수무강을 기원하는 아첨꾼들이 넘쳐날 것이라는 말이다. 그렇다면 시진핑의 생일은 중국의 매우 의미있는 날이 될 것이고, 중국의 외교부는 외국의 사절들이 시진핑의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하도록 만드는 일을 외교부의 주요 업무로 인식하게 된다. 이는 중국을 점점 세계와 동떨어지게 만든다.

정보기관, 사정기관, 사법기관이 시진핑에게 충성경쟁을 하게 되는데, 이는 시진핑의 말과 반대되는 말을 하는 누구라도 보란듯이 악랄하게 괴롭힐 수 있는 동기가 된다.

자유롭게 말할 수 없으므로 토론이 어려워지고, 서로 묻고 답하는 집단지성이 기능할 수 없는 환경이 조성된다. 이런 환경이 몇 년간 지속되면, 학교나 기업에서 혁신이 줄어들고, 혁신이 없는 제품은 경쟁에서 이길 수 있는 가능성이 줄어들게 된다.

중국 공산당 제20차 전국 대표대회(사진=연합뉴스)

이는 중국의 GDP 성장률이 줄어든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시진핑에게 직언할 수 있는 정치가나 행정가는 많지 않을 것이다.

중국 인민들이 먹고사는 문제가 팍팍해져서 힘들어 갈 적에, TV에서는 시진핑의 만수무강을 기원하는 아첨꾼들의 논리정연한 찬양이 계속될 것이다. 통일전망대라는 TV 프로그램에서 이와 유사한 것들을 본 기억이 있다.

공감하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조직에서 만든 물건을 사는데에는 약간 주춤하게 된다. 이런 소비자의 일반적인 행동양식은 중국의 GDP성장률을 조금이라도 더 떨어뜨리는 방향으로 작용할 것이다.

성장률 7%를 상회하던 중국의 고도성장시대는 이제 어느 정도 끝난 것으로 보인다.

취재부  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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