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소깍! 이름이 특이하다. 제주도 방언이다. 제주도 방언은 완전 외국어다. 제주도 방언은 TV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로 인해 많이 친근해졌다.

쇠소깍 입구에서 생각보다 많이 떨어져 있지 않은 2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바다를 등지고 가슴을 드러낸 인어와 해녀 4명의 조각상이 있다.

해녀들이 젊다. 빨강 등대가 파란 바다와 하늘과 어우러졌다. 하늘에는 무지개가 스치듯 지나간다. 바닥에는 영어 ‘JeJu’가 여행자를 환영했다.

‘쇠’는 효돈마을을 뜻하며, ‘소’는 연못이고 ‘각’은 끝을 의미한다. 위에서 내려다 보면 소가 누워있는 형태라고 한다. 느긋한 표정으로 앉아 있는 소 석상이 눈길을 끌었다.

소의 느낌은 편안함이다. 효돈천 하구는 하효동과 남원읍 사이를 흐른다. 이곳은 특이하게 현무암 지하에서 물이 분출한다. 거대한 돌들이 계곡을 만들었다.

물이 말라 아쉬웠다. 바다와 가까운 곳에 깊은 연못을 형성하고 있다. 이색적인 비경을 가지고 있어서 사람들을 불러모았다. 효은이가 카약을 예매하려고 하니 2시간 후에 탈 수 있다고 했다.

유명하다는 곳엔 사람이 모이기 마련이다. 무엇보다 카약을 세 명은 탈 수 없다고 해서 예매하지 않았다고 했다. 카약 타는 곳으로 내려가니 기다리는 사람과 카약을 탄 사람이 많아 혼잡했다.

계곡을 따라 오래 탄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길지도 넓지도 않았다. 짧은 거리를 왕복하는 것을 보고 예매 하지 않기를 잘했다 싶었다.

제주도 전통 배인 태우도 어슬펐다. 10여 년 전에는 바닥이 다 보이는 투명 카약이 있었다는데 지금은 없어졌다. 푸른 바다와 코발트 하늘이 맞닿아 있었다.

검은 제주돌과 모래가 펼쳐져 있었고, 고사목이 널부러져 있었다. 이질적이어서 특이했다. 아름다운 풍광에 탄성이 절로 나왔다. 지나치지 못하고 카메라에 담았다.

햇볕이 뜨겁게 내리쬐어 눈부셨다. 몸엔 땀이 저절로 흘러내렸다. 오래 걷고 머물고 싶었다. 하지만 더위를 피해 나무 그늘로 올라갔다.

나뭇잎이 드리워진 데크 위를 걸었다. 쇠소깍은 올레길 6코스를 시작점으로 약 11km가 이어진다. 걸으면서 계곡을 배경으로 포인트가 몇 곳 있었다.

길가에는 작은 귤나무에 귤이 대롱대롱 달려 있다. 제주도의 가로수는 감귤나무다. 아자나무와 잘 어울렸다. 쇠소깍 빵 명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실내가 시원하다. 땀을 닦으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유명하다고 하는데 예상 밖으로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형형색색 갖은 모양의 빵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오징어 모양을 한 빵은 먹어보기도 전에 맛이 짐작이 갔다. 가격이 사악하다. 달콤하고 맛있는 빵과 스무디를 먹으니 더위가 싹 날아갔다.

태원용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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