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원용의 제주도 여행(6) - 서귀포 호텔 & 조식 뷔페 유감

대로에서 좌회전해서 산으로 들어갔다. 커다란 나무가 있는 커브길을 돌았다. 조용한 숲 속에 있는 서귀포 호텔에 드디어 도착했다. 외형은 생각한 것보다 크고 깨끗해 보였다.

로비가 넓고 쾌적하여 기대 이상이란 생각이 들었다. 벽걸이 TV에서는 세계 각국의 아름다운 관광명소가 나왔다. 가 본 곳이 많아 반가웠다. 안 가 본 곳은 언제쯤 갈 수 있을까?

중앙 정원에는 인공폭포와 작은 연못이 있었다. 활짝 핀 연꽃과 잎에 떠 있었다. 옆에는 해녀상과 하루방이 있다. 호텔 직원들이 환한 얼굴로 맞이했으며 친절하고 매우 상냥했다.

특이하게도 카드 키가 아니고 QR코드로 문을 여는 시스템이었다. 신기했다. 잊어버리거나 들고 다니는 번거로움이 없이 편했다. 룸의 크기는 아담하였으며 깨끗하고 전망도 좋았다.

서귀포 호텔은 제주도 최초의 호텔이라고 한다. 역사와 전통이 있는 호텔이다. 최근에 리모델링을 했다고 들었다. 편안하게 잠을 잘 잤다.

아침 산책을 나왔다. 산 속이어서 공기가 맑았고 기분은 상쾌했다. 호텔 밖을 걷는데 클래식 음악이 잔잔히 흘러나왔다. 푸른 바닥에 물이 없는 커다란 수영장이 있어서 놀랐다. 현재 사용하지는 않는 것 같다.

행복 숲길이 3코스로 나뉘어 있었다. 300m에서 1,500m 거리다. 노루가 자주 출몰한다고 하는데 보지는 못했다. 주차장에는 차들이 빼곡한데 아침 산책을 나온 사람이 없다.

호젓하게 숲길을 걸으니 참 좋다. 수령이 오래된 동백나무가 많다. 알고 보니 유명한 동백나무 군락지이다. 동백꽃이 피면 그 광경이 장관일 것 같다.

옥상에 올라갔다. 신비의 섬 제주도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초록산과 들판, 푸른 바다가 한눈에 들어왔다. 중문 해변과 산방산이 가깝게 있었다.

습한 바람이 아닌 자연의 시원함이 내 몸을 감쌌다. ‘서귀포 호텔! 괜찮다. 가성비가 최고다. 서귀포는 세계자연유산, 세계지질공원, 생활보전지역으로 유네스코에 등재된 제주도의 핵심 관광지이다.

조식 뷔페에 전복죽과 제주산 흑돼지가 있다고 한다. 서귀포 호텔을 검색하면서 기대했던 조식 뷔페다. 1만원이지만 전날 예약하면 8,000원이다. 예약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아침 산책을 여유롭게 즐기고 식당 안으로 들어갔다. 차려진 음식의 종류가 많지 않았다. 예전에 즐겨 찾았던 한식 뷔페인 ’다담뜰‘과 비교하면 1/5도 안되는 것 같았다. 빈약했다.

여기에 온 목적은 전복죽과 제주산 흑돼지이다. 이것만 있으면 된다며 접시에 담으려고 했다. 그러나 전복죽에 전복이 보이지 않았다. 전복죽이라고 하기엔 10%가 부족했다. 흑돼지고기의 장점은 쫀득한 맛이다. 고기가 퍽퍽했다.

뷔페에 가면 세 번 이상 접시를 비우기 예사인데 한 번 먹고 다시 먹으려니 더 이상 먹을 것이 없다. 그나마 먹을 만한 것은 제주 감귤이었다. 접시에는 반을 자른 귤이 조금밖에 없다.

손님의 귤이 없다고 하니 몇 개만 내놓았다. 세 사람이 내놓은 귤을 가져가고 나니 번 접시만 덩그러니 남았다. 여 사장은 더 이상 가져다 놓을 생각이 없어 보였다. 아깝게 생각해서일까?

손님은 먹은 접시와 수저를 분리하여 직접 주방 앞에 갖다 놓았다. 잔반도 직접 처리했다. 여기가 호텔 조식 뷔페임에도 학교 급식소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후에 들어오는 손님 테이블에 귤 세 조각을 주었다. 이것이 무슨 뷔페인가? 어처구니가 없었다. 지금까지 이런 뷔페를 만나보지 못했다. 여기가 정말 호텔 조식 뷔페인가 싶었다.

태원용 gcilbonews@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