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그런 바람의 향기가 온몸을 감쌌다. 기온이 확실히 낮았다. 얇은 긴 옷을 입을 정도는 아니어서 무더운 날씨보다는 훨씬 좋았다.

여기는 골든 브릿지! 바나힐에서 대표적인 뷰 포인트다. 안타깝게도 가스와 구름이 사방팔방을 덮었다. 하늘도 가렸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날씨가 좋았는데, 산 위는 종잡을 수가 없다. 기대했던 아름다운 풍광을 볼 수 없었다.

황금색 다리를 커다란 손바닥으로 받치고 있다. 회색 손가락의 조각이 디테일하다. 거인 손가락을 보는 것 같았다.

‘손가락 크기가 이 정도면 몸은 얼마나 클까?’

다리만 있었다면 밋밋했을 텐데 손가락이 포인트가 되었다. 바람이 불어 가스를 밀어내기를 바라며 천천히 걸었다.

파란 하늘과 초록의 산이 회색으로 가려 묘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수묵화 속으로 걸어갔다. 간간이 파란 하늘이 빼꼼 얼굴을 내밀었다.

사람이 많다. 손에는 핸드폰을 들고 사진을 찍느라 바쁘다. 지금 이 정도인데 코로나19 이전에는 사람 홍수로 걸어가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모든 사람의 표정은 밝다. 베트남 대가족이 사진을 찍고 있다. 그 모습이 보기 좋아 내가 그들을 찍으니 활짝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모이는 장소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일행이 아직 도착하지 않아 다시 나가보았다. 정상에는 맑은 날씨를 기대하며 다시 케이블카를 탔다.

“골든 브릿지에 손을 받친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그것까지는 미처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네~~”

태원용  gcilbonews@daum.net

태원용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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