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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이해인의 '달빛 기도-한가위에'
취재부 | 승인 2022.09.07 08:05

달빛 기도-한가위에

詩 / 이해인

 

 

너도 나도

집을 향한 그리움으로

둥근달이 되는 한가위

우리가 서로를 바라보는 눈길이

달빛처럼 순하고 부드럽기를

우리의 삶이

욕심의 어둠을 걷어 내

좀 더 환해지기를

모난 마음과 편견을 버리고

좀 더 둥글어지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하려니

하늘보다 내 마음에

고운 달이 먼저 뜹니다

한가위 달을 마음에 걸어두고

당신도 내내 행복하세요, 둥글게

힘든 세상을 살고 있다. 하지만 힘들다고 그믐달을 바라보며 살지는 말자. 코로나19가 아직도 횡행하고 있고 또 태풍 힌남노가 한반도 남동쪽을 핥고 지나갔다. 정치는 정치대로 시계 제로의 상황이다. 이런 때 보름달이 뜨지 않으면 서민들은 어디에다 마음을 의탁할까? 2022년 추석, 한가위 보름달을 보며 마음을 정제하시길 빈다[사진=연합뉴스]

집을 향한 그리움은 곧 고향을 향한 그리움이다. 고향은 포근함과 든든함의 상징으로 우리 마음에 자리한다. 따라서 빈틈없는 직선으로 이어지는 게 아니라 부드러운 곡선으로 다가갈 수 있는 공간이다. 부드러운 곡선에는 둥근 원만만 게 없다. 둥근 원의 풍요로움이 바로 보름달이다. 풍요로운 원이 결실의 계절에 떠오르는 보름달이어서 더 살갑다. 허나 두둥실 보름달은 풍요만을 상징하지 않는다. 우리의 마음을 내려놓게 한다. 편견을 버리고 모난 마음을 다듬게 한다. 순하고 부드러운 눈길은 매사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한다. 어둠으로 형상화된 욕심의 마음을 내려놓을 때 윤기나는 삶이 된다. 윤기나는 삶의 중심은 사랑이다. 이럴 때 하늘보다 내 마음에 먼저 두둥실 보름달이 뜬다. 이해인 시인다운 발상이다. 보름달은 눈으로 보는 것이지만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보름달이 더 필요함을 역설하고 있다. 우리의 마음에 둥근 보름달을 걸어두고 산다면 그게 바로 행복이 아니겠느냐고 묻고 있다. 바로 이 시인이 '한가위에' 올리는 '달빛 기도'이다(耳穆).

취재부  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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