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서울=연합뉴스) 안채원 박세진 황수빈 기자 =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4일 보수의 심장부인 TK(대구·경북)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윤핵관(윤석열 대통령측 핵심 관계자)을 다시 한번 저격했다.

대구 중구 김광석거리에서 기자회견을 겸해 당원·시민들과 가진 만남을 통해서다.

특히 조선 영조 시대의 '어사 박문수'까지 소환, 윤핵관을 겨냥해 "그 사람들은 참 졸렬하게도 그들이 가진 신임이라든지 막강한 힘을 바탕으로 암행어사가 된다든지 직언하는 레드팀이 되기보다는 그저 호가호위하는 간신이 된 것"이라며 "그 사람들을 반면교사 삼아서 정치하는 게 제 목표"라고까지 했다.

'새 비대위' 체제 전환을 위한 전국위 개최를 하루 앞두고 장외 여론전 수위를 높인 것이다. 대구 현역 의원들에 대한 심판론에도 불을 댕겼다.

다만 당 윤리위의 추가 징계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둔 창당 질문에는 선을 그으며 "저는 대구에서 정치 안 할 거다. 저는 대구 말고 수도권에서 어려운 정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기자회견 말미에 "보수정당을 바꾸기 위한 노력, 피하지 않고 대구에서 더 가열차게 해나가겠다"며 "여러분이 도와주시지 않는다고 해도 저는 이 길을 가겠다. 하지만 여러분이 도와주신다면 그날은 더 일찍 올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읽어내려가던 도중 울컥한 듯 눈시울을 붉혔다. 기자회견은 일문일답을 포함해 70분가량 진행됐다.

다음은 이 전 대표와 취재진·시민들과의 일문일답.

Q1. 국민의힘이 새 비대위 설치를 위한 당헌 개정에 착수했는데.

▲ 또 사자성어인지 모르겠지만 '위인설법'하지 말라 했다. 굳이 사자성어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소급해 입법하는 것은 우리 헌법이 금하고 있는 행동이다. 지금 그분들이 무엇을 위해 그들의 기본 양심에 반하는 행동을 하는지 모르겠으나, 안타깝게도 상임전국위는 그것을 막아내는 보루가 되지 못했다.

Q2. 윤석열 대통령이 현재 갈등 상황을 훗날에 후회하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보나. 경찰 출석 날짜는 조율됐나.

▲ 우선 경찰 출석과 관련된 부분은 경찰 측에서 저한테 문의가 왔고, 저는 제 변호인과 그것을 상의하도록 일임했다. 변호인이 현재 장래 어떤 가처분 상황이라든지 장래 절차와 크게 상충하지 않는 선에서 협의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저는 이재명 씨와는 다르게, 이재명 대표와는 다르게 저는 출석을 거부할 의사가 없다.

저는 윤석열 대통령이 작금의 상황에 대해서 후회할지 안 할지 등에 대해서 예단하고 싶지도 않고, 후회하고 있는지 아닌지도 생각해 보고 싶지 않다. 왜냐하면 모든 것은 부메랑이다.

Q3. 추가 징계시 출당 가능성도 제기되는데 새로 당을 만들 수도 있나.

▲ 누차 말하지만 제가 창당을 하기보다는 오히려 여러 가지 무리수를 두고 있는 사람들이 더 둘 무리수가 없을 때 아마 창당을 할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창당의 영광을 그들께 남겨두겠다.

모든 징계라고 하는 것은 형평이 무너진 순간 위력을 잃게 된다. 만약에 제가 사자성어를 썼다고 해서 징계 된다고 하면 이것은 역사의 길이 가는 조롱거리가 될 것이며, 저는 앞으로 사자성어를 썼던 모든 당내 정치인들을 윤리위에 여러분이 회부해 주실 것이라고 확신한다.

오늘 제가 썼던 '지록위마'라고 하는 표현은 누구도 말이나 사슴에 비유한 내용이 아니라는 것을 의원 모두에게 알린다.

Q4. 이준석은 어떤 사람이고, 어떤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는지 말한다면.

▲ (저는) '박근혜 키즈'라는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결국에는 할 말은 하고, 결국에는 내부총질이라는 말을 들어가면서까지 할 말을 하고, 누군가는 집권 3~4개월차에 싫은 소리 하냐고 그러는데 그러지 않으면 안 된다는 강박관념 속에서 그런 이야기를 한다. 그게 아마 이준석의 정치일 것이다.

암행어사 박문수라는 사람이 맨날 탐관오리를 잡으러 다니면서 마패나 들고 다니던 사람처럼 많이 표현됐지만, 승정원일기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내용은 영조에게 들이받는 이야기다. 영조에게 정말 사심 없이 할 말 다 하고, 영조가 듣기 싫어하는 말을 경연장에서도 하는 게 박문수의 생애였다. 그게 여러분들이 명군의 치세라고 생각하는 영조 시절에 왕과 신하와의, 또는 (왕과) 군주와의 관계였다.

약간 아쉬운 것이 있다면 만약 우리 정치권에 으뜸가는 사람과 그렇게 스스럼없이 대화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 있었다면, 있다면, 그들이 그 위세를 빌어 호가호위하는 것에 그칠 게 아니라 오히려 그들이 이 시대의 박문수가 됐어야 되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을 한다.

그런데 그 사람들은 참 졸렬하게도 그들이 가진 신임이라든지 그들이 가진 막강한 힘을 바탕으로 암행어사가 된다든지 직언하는 '레드팀'이 되기보다는 그저 호가호위하는 그저 그런 간신이 된 거다. 그 사람들을 반면교사 삼아서 정치하는 게 제 목표다.

Q5. 회견 장소를 대구로 결정한 건 윤 대통령의 최근 대구 방문을 의식한 건가.

▲ 그런 의도는 전혀 아니었다. 내일 전국위에 앞서서 제 입장을 표명하고 싶었다. 대구에 온 이유는 단 한가지다. 제가 있는 칠곡 지천면 신동리까지 오시라고 하기에는 조금 죄송스러웠다.

대통령께서 아무리 서문시장에 오셔서 대구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드러내신다고 하더라도, 실제 일을 해야 할 대구의 정치인들이 바뀌지 않으면 대구의 정치는 절대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위가 아니라 더 아래를 보고 누군가에게 공천 받기를 기대하는 정치의 모습보다 민심을 사기 위한 노력을 하는 모습의 정치로 대구의 정치가 탈바꿈 해야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여러분이 더 많이 당원 가입하고 정말 당심이라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지, 그 위에 떠 있는 국회의원이라는 배는 당심의 분노가 뒤엎을 수 있다는 걸 더 보여주셔야지 대구의 정치가 바뀔 것이다.

대구의 국회의원이 12명 있나. 사실 12척의 배가 정신만 차리면 대한민국, 특히 보수정치를 바꾸어 놓을 수 있다. 지금 대구의 12척 배는 싸움이 벌어져도 매번 저 바다 밖에 뒤에 가서 도망쳐있다.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독려해주는 게 여러분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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