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수첩] 교통 범칙금, 많이 거두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민주 시민은 법을 지키며 살아야 한다. 이건 기본이다. 그러나 바쁘게 돌아가는 사회에 맞춰 살다 보면 사소한 법규를 위반할 때가 가끔 있다.

특히 교통법규 위반이 그렇다. 가구당 자동차 1대 보유의 시대를 살고 있다. 교통법규 위반으로 과태료 고지서를 받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잘못을 범했으니 과태료를 납부해야 하지만 과태료를 내기 싫거나 내고도 빼앗기는 듯한 기분을 들게 해서는 안 된다. 운용 시스템, 고쳐야 한다.

교통 범칙금이 서민을 울리는 애먼 돈이 되는 게 옳은 일일까. 언제부턴가 과태료 고지서가 일반 우편으로 배달되고 있다. 따라서 당사자에게 전달되지 않을 가능성이 많다.

오늘 학교 앞 속도 위반으로 7만원의 과태료 고지서를 받았다. 법을 어겼으니 내야지 하는 마음으로 경찰서 민원실 담당자에게 전화를 넣었다.

장애인으로 경찰서까지 가지 않고 납부하는 방법을 알아보기 위해서다. 등록 장애인은 50% 감면이 되는데, 어떤 절차를 밟아야 하는지도 궁금했다.

절차가 간단치 않았다. 장애인 등록증을 사진 찍어 경찰서 담당자에게 보내라고 했다. 그렇게 했더니 잠시 후 연락이 왔다. 기간이 지나서 감면이 안 된다는 것이다.

아니, 오늘 처음 고지서를 받았는데? 경찰서 교통 민원 담당자는 한 술을 더 떴다. 지난 4월달에 교통 위반으로 과태료 부과된 것이 한 건 더 있다는 것이다.

당사자가 전혀 모르는 사이 과태료 고지서가 발부되고, 납부 기간이 지나 가산금을 물어야 하고... 서민의 고통은 아랑곳하지 않고 거두기만 하면 그만인가.

교통법규 위반 과태료 내라는 것, 좋다. 그렇게 하려면 납부 기간 내에 당사자에게 고지서가 전달되도록 하라. 우편물의 홍수 속에 일반 우편으로 배달한다?

납부 기간 안에 전달 안 될 가능성이 십에 8,9다. 예전의 방식처럼 등기로 배달하기 바란다. 경찰청 차원에서 되돌릴 수 있을 것이다. 과태료를 많이 거두는 게 능사가 아니지 않는가.

경찰이 교통체계 개선, 국민들의 교통안전의식 제고 등 근본적인 해결책 대신 손쉽게 운전자의 호주머니를 터는 방식으로 범칙금을 거두어들인다는 인식을 주어서는 곤란하다.

서민의 삶을 읽는 경찰 행정이 필요하다. 감시에서 보호로 바뀌는 것이 선진 경찰의 추세다. 국민의 지지를 받는 경찰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하는 말이다. 경찰만 제대로 서도 사회가 밝아질 것이다(발행인 이명재 記).

취재부 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