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 오면 매일 쌀국수와 달달한 커피를 마셔야겠다고 생각했다. 한국에서 먹은 쌀국수는 태국에서 맛있게 먹었던 맛이 아니기 때문이다.

베트남 사람이 베트남 식재료를 수입해서 요리하는 데에도 맛의 차이가 나는 것이 궁금하다. 기온과 물의 차이일까?

첫날 점심은 가이드가 추천한 현지인 맛집에서 했다. 가이드는 자신이 자주 찾는 맛집에 모시고 싶다고 했다.

패키지여행에서 식당에 가면 대부분 대형식당으로 사람이 바글바글하다. 공장처럼 분주하게 돌아가서 음식의 맛에 집중할 수가 없다.

그런 식당보다는 현지인이 추천하는 음식점이 맛있고 조용해서 좋다. 식당 입구에는 오토바이가 줄지어 서 있었다.

우리 일행이 들어가니 주인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낮은 테이블과 의자가 이곳이 베트남임을 알려주었다. 내부 인테리어는 대부분 대나무다.

현지인들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우리를 2층으로 안내했다. 천장에는 대나무로 만든 등이 베트남스럽게 달려 있었다. 벽화의 풍경이 마음에 들었다.

수묵화를 보는 것 같아서 유심히 살펴보았다. 도로 쪽으로 난 창가에 자리를 잡았다. 대나무로 만든 낮은 의자에 앉으니 목욕탕 의자에 앉는 것 같았다.

노천 식당을 비롯해서 베트남에는 유독 낮은 테이블과 의자가 많이 보였다. 키가 비교적 큰 나로서는 조금 불편하지만 여기는 베트남이다.

나는 현지 적응 잘하여 곧 익숙해졌다. 테이블이 낮은 식당 안은 넓어 보여 시야 확보에는 좋았다. 에어컨이 없어서 몹시 더웠다.

하지만 선풍기가 쉴새 없이 돌아가서 괜찮았다. 유리 없는 창밖을 내다 보니 거리 풍광이 들어왔다. 비로소 자유여행을 온 것 같았다.

네 가지 요리가 차례로 나왔다. 대나무 채반과 바나나 잎에 가지런히 놓여 있는 쌀국수와 떡이 나왔다. 터키 식당에서 내어주는 빵처럼 베트남은 쌀국수의 인심이 후한 것 같다.

순대와 비슷한 것도 있고, 머릿고기를 비롯한 다양한 부위의 내장도 있다. 내가 좋아하는 고기난자도 있다. 푸짐하게 한 상 가득 차려졌다.

가이드가 두 가지 요리에 다른 소스를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각기 다른 양념을 섞고, 라임을 뿌려 만들었다. 요리에 맞는 소스에 찍어 먹으니 맛이 훨씬 좋아졌다.

달콤하면서 도 새콤한 것이 요리의 맛을 더해 주었다. 음식에는 양념과 소스가 큰 몫을 차지한다. 차려진 모든 음식이 내 입맛에 맞았다.

다른 일행들의 테이블 위에 음식도 비워지기 시작했다. 한국에서 먹었던 베트남 음식과는 확연히 달랐다. 맛있게 잘 먹었다. 배부르다. 달달하고 시원한 코코넛 밀크 커피를 마시고 싶다. 이제 어디로 가야할까?

편집부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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