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낭 대성당은 시내 중심부에서 가깝다. 1923년 프랑스 식민 통치 시기에 건축한 가톨릭 성당이다. 사회주의 국가임을 고려하면 지금까지 파괴되지 않고 유지된 것이 반가웠다.

외관은 유럽풍인데 웅장하거나 화려하지 않았다. 소박하며 정감이 느껴지는 크기다. 특이하게 연한 분홍색인데 깨끗했다.

경건하고 엄숙하게 미사를 드리는 성당에 핑크색이라니 생뚱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의 생각이 반영된 것일까? 핑크색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좋겠다.

이곳은 현지인들의 웨딩 촬영 명소로 알려져 있다. 70m 높이 첨탑 꼭대기에 수탉 조각상이 있어서 수탉 성당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베드로가 예수를 3번 부인한 후 새벽닭이 울었다. 예수님이 최후의 만찬에서 하신 예언이 생각나서 통곡했다고 한다.

담벼락을 따라 ‘올리비아 핫세’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영화 ‘예수’의 장면이 전시되어 있다. 어렸을 때 본 기억이 났다.

피에타가 왼쪽에 있다. 예수를 안고 애통해하는 마리아의 얼굴은 언제 보아도 슬프다. 자식을 먼저 보낸 부모의 심정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같을 것이다.

작은 정원처럼 꾸민 성모 동산이 있다. 나무와 잎은 야자수인데 열매는 빨강색이 특이했다. 가이드에게 물어보니 모른다고 했다. 현지 가이드에게 알려주었다.

실내를 볼 수 없어서 아쉬웠다. 스테인드글라스의 크기나 색깔을 볼 때 화려하거나 웅장하지는 않을 것 같다. 입구에 한글로 ‘출입금지’라고 씌어 있었다.

얼마나 많은 한국 사람이 들어가려고 했으면 이렇게까지 해 놓았을까 미루어 짐작이 갔다. 미사가 있는 평일 5시와 주일에는 낮부터 늦은 오후까지 입장이 가능하다.

오전 10시엔 영어 미사가 있다고 했다. 다낭에 천주교가 전해진 것은 1600년대 초다. 인도차이나반도의 다른 나라에 비해 베트남에는 천주교 신자가 많다. 사회주의 국가임에도 베트남에도 가톨릭 대주교가 있다. 공산당원들 중에서도 천주교 신자가 있을까? 궁금했다.

태원용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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