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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작가 문홍연의 # 일상 - 해질녘의 소확행(小確幸)....
문홍연 | 승인 2022.07.22 10:28

#일상 
해질녘의 소확행(小確幸)....        

            저녁의 노래
                            詩/ 이상국(1946~  )

나는 저녁이 좋다
깃털처럼 부드러운 어스름을 앞세우고
어둠은 갯가의 조수처럼 밀려오기도 하고
어떤 날은 딸네집 갔다오는 친정아버지처럼
뒷짐을 지고 오기도 하는데
나는 그 안으로 들어가는 게 좋다
벌레와 새들은 그 속의 어디론가 몸을 감추고
사람들도 뻣뻣하던 고개를 숙이고 집으로 돌아가며
하늘에는 별이 뜨고
아이들이 공을 튀기며 돌아오는
골목길 어디에서 고기 굽는 냄새가 나기도 한다
어떤 날은 누가 내 이름을 부르는 것 같아서
돌아다보기도 하지만
나는 이내 그것이 내가 나를 부르는 소리라는 걸 안다
나는 날마다 저녁을 기다린다
어둠 속에서는 누구나 건달처럼 우쭐거리거나
쓸쓸함도 힘이 되므로
오늘도 나는 쓸데없이 거리의 불빛을 기웃거리다가
어둠 속으로 들어간다.

소확행(小確幸)이란 단어를 좋아합니다. 이 말은 일본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자신의 수필 ≪랑겔한스섬의 오후≫에서 처음 사용한 말이라고 하는군요. 
이렇게 묘사되어 있답니다. 
"갓 구운 빵을 손으로 찢어 먹을 때나 
서랍 안에 반듯하게 정리되어 있는 속옷을 볼 때 느끼는 행복"과 같이 바쁜 일상에서 느끼는 작은 즐거움들이라고...

그러고 보면 사람들 누구나 일상속에서 소확행(小確幸)을 느끼며 살아가겠지요.

이곳은 부항댐 출렁다리입니다. 저녁을 먹고 황혼(黃昏)무렵에 들렀습니다. 연륜도 황혼기에 접어 들었는데, 풍경도 해가 지고 어스름해지는 황혼무렵입니다.

인용한 詩를 읽어보니 어둠(黃昏)은... 
딸네집 갔다오는 친정아버지처럼 
뒷짐을 지고 오기도 한다는데...시인의 뜻을 헤아리면 좋다는 의미가 아닐까요?

어느 시기를 황혼기라 하는지 저 역시 
잘 알지는 못합니다만, 이만큼 살아보니 황혼기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적당히 보여줄 수도 있고, 
또 적당히 감출 수도 있으니까요. 나이가 드니 '적당히'가 통할때가 더러 있습니다.

부항댐 무지개의자는 늘 그대로 있습니다.
우리들은 잠시잠깐 앉아 있었을뿐인데, 사방은 금방 어둑어둑해지고 둘레길에는 조명등이 켜집니다. 시원한 강바람이 불어오고 마음은 날아갈 듯 상쾌합니다.

밤 8시 30분...! 
농부들은 부항댐의 불빛을 뒤로하고 
미끄러지듯 어둠속으로 저물어갑니다.

이것도 소확행(小確幸)이 맞겠지요?

문홍연  gcilbonews@daum.net

문홍연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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