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사박물관은 2002년에 개관했다. 강북삼성병원 진료를 여섯 번 받았다. 서울 간 김에 일을 보거나 관광했었다. 역사박물관은 우선순위에서 밀렸다.

주변에는 경복궁, 경희궁을 비롯하여 볼 곳이 많았다. 오늘은 관람하기로 계획했다. 옛 전차와 도시락을 챙겨주는 아기를 업은 엄마의 모습은 추억의 광경이다.

커피 향이 나는 로비는 생각보다 넓었다. 오봉일월도를 배경으로 왕좌가 있었다. 옛 한성지도가 걸려있었다. 그 당시의 풍광을 상상해 보았다.

창밖을 보니 경희궁과 연결된 뜰이 보였다. 점심시간이어서 산책하거나 벤치에 앉아 정담을 나누는 사람이 많았다. 여유로운 시간이 천천히 흐르고 있었다.

“서울의 장소와 역사 그리고 기억을 저장하고 서울시민과 세계인이 함께 나누는 도시 역사박물관”

600년 서울의 역사와 문화를 정리하여 5개 상설전시실에 전시했다. 발걸음을 빠르게 하였다.

1. 500년 왕도를 세우다.

1392~1863 조선의 건국부터 개항 이전까지 한양을 소개했다. 육조거리와 시전을 중심으로 북촌, 중촌, 남촌, 성저십리를 볼 수 있었다. 육조거리의 모형을 보면서 저렇게 넓었을까 생각했다.

2. 전통을 딛고 황도를 꿈꾸다.

1863~1910 개항, 대한제국기의 서울. 대한제국의 멸망과 일본제국주의의 야심이 교차하는 시대의 증거를 살펴볼 수 있었다.

3. 도시 근대화의 그늘

1910~1945 일제강점기의 서울. 국권 상실 이후 암울했던 식민도시의 비참했던 삶을 엿볼 수 있었다. 남촌은 서울 인구의 20%에 달하는 일본인 거주지였다.

4. 폐허 위에 자라난 거대도시

1945~2002 고도 성장기 서울. 해방의 기쁨, 한국전쟁의 폐허 위에 한강의 기적으로 부활한 산업화와 도시화를 담았다. 인구 과밀과 빈부격차 등의 부작용도 소개했다.

5. 현재 서울의 실제 모습을 축소, 모형화하여 한눈에 서울을 볼 수 있게 했다.

시대별 유물, 모형, 영상과 함께 첨단 IT기술을 활용한 멀티미디어 자료를 보았다. 비어있는 공간이 많아 아쉬웠다. 설명문의 글자가 너무 작고 분량이 많았다. 관람객의 입장에서 요약해서 볼 마음이 생기도록 하면 좋겠다.

기획전시실에서는 개관 20주년 기념사진 회고전이 열리고 있었다. 김한용 작가는 한국 전쟁 중 부산일보 종군기자로 활동했다. 수복 후 폐허가 된 서울의 모습을 촬영했다. 1960년부터 공군의 도움으로 서울 상공에서 시가지 풍광을 담았다.

홍순태 작가는 개발에 소외된 판잣집, 빈민굴, 강남 등에서 시민의 삶을 포착했다. 한영수 작가는 유명 광고 사진가답게 세련되고 미적인 구도로 서울 모습을 남겼다. 사진은 사실성이며 기록이다.

추억을 떠올리며 변화된 모습에 감탄했다. 달라진 지금의 모습의 모습과 비교해보는 재미가 있었다. 꼼꼼하게 둘러보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서대문형무소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그날은 생일이었어 지나고 보니 / 나이를 먹는다는 것 나쁜 것만은 아니야 / 세월의 멋은 흉내낼 수 없잖아 / 멋있게 늙는 건 더욱 더 어려워 / 비오는 그날 저녁 Cafe에 있었다 / 겨울 초입의 스웨터 창가에 검은 도둑 고양이 / 감당 못하는 서늘한 밤의 고독 / 그렇게 세월은 가고 있었다 / 아름다운 것도 즐겁다는 것도 / 모두 다 욕심일 뿐 / 다만 혼자서 살아가는 게 / 두려워서 하는 얘기 / 얼음에 채워진 꿈뜰이 / 서서히 녹아가고 있네 / 혀끝을 감도는 whisky on the rock

태원용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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