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만한 오르막길을 올랐다. 언덕이 있는 동네가 펼쳐졌다. 좁은 골목길 양 옆으로 오래된 집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담벼락과 지붕이 어깨를 맞대고 있다.

정이 묻어 있고, 더불어 사는 이웃을 떠올렸다. 주변이 낮아서 시야가 넓어졌다. 높은 담벼락으로 답답하다기보다 생각한 것 이상으로 보기가 좋았다.

담벼락에는 단순하지만 재미있고 예쁜 벽화가 그려져 있었다. 그림을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작고 귀여운 화분에는 예쁜 꽃들이 방긋 웃고 있다.

깨어진 토기에도 꽃이 화사하게 피었다. 할머니 세 분이 툇마루에 앉아 정담을 나누고 계셨다. 무슨 이야기를 하시는지 미루어 짐작이 되었다.

어르신 두 분께서 화단을 가꾸고 계셨다. 외국에서 흔히 보았던 눈에 익은 모습이다. 시간이 잠시 멈추는 듯했다. 정감이 천천히 스며들었다.

평화스러운 동네다. “정을 심는 마을 정원”이곳은 낮은 언덕에 자리하고 있던 달동네다. 자산과 모암산 가까이 있는 감호동 모암동 성내동 용두동을 묶어 자산동이라 부른다.

햇살이 비치는 자산골이다. 가까이에 자산공원과 현충원이 있다. 봄꽃은 만발하게 피었다. 2015년 새뜰사업으로 동네 분위기가 달라졌다.

우리나라 여러 곳에서 벽화 마을을 보았다. 비슷비슷해서 특별한 것은 없지만 이런 분위기 자체가 좋다. 삭막한 고층 아파트보다 훨씬 인간적이다.

따뜻한 햇볕, 부드러운 바람과 깨끗한 공기가 함께 했다. 고맙다.

태원용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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