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BS '다 함께 돌자 동네 한 바퀴'

가은읍 중심지 원경, 지난 한 때 이곳의 인구가 2만을 넘었던 적도 있었다. 탄광이 성업 중이었을 때, 현금 유통량이 많기로 손꼽을 정도였다. 비둘기호 기차가 종점 가은역에 들어서면 내리고 타는 승객으로 문전성시를 이루었다고 하니...

가은역 전경(사진=KBS '다 함께 돌자 동네 한 바퀴')

지금은 쓸쓸하게만 보이는 가은역. 제 역할을 할 수 없어서일 것이다. 하지만 2017년부터 '로칼 푸드 카페 가은역'이 문을 열어 관광객들을 부른다. 목적은 서로 다르지만 사람들로 들끓는 모습은 보는 이를 안도하게 한다. 자주 들려야지...

지금은 폐역(廢驛)이 된 가은역(加恩驛)! 은혜를 더하는 역이라니... 이름에 호감이 갔다. 은혜에 은혜를 더하는 것은 절대자의 영역이다. 정신이 맑아짐을 느낀다. 마치 박물관의 한 방에 온 듯하다. 가은역의 영화가 고스란히 담겨 있어서 눈이 갔다.

책은 기록의 산물이고 그것의 보존은 곧 역사가 된다. 가은읍을 중심으로 볼거리, 먹을거리가 차곡차곡 소개되어 있다. 유치원에서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까지... 아직도 이 지역의 교육열은 식지 않고 있다. 지역을 책임질 동량(棟樑)들이 많이 배출되기를!

누군가가 입고 승하차 승객을 맞았을 역무원 정장. 걸려 있는 옷을 보는 것만으로도 반 세기를 거슬러 어느 한 지점에 서 있게 만든다. 기념으로 사진 찍는 모습이 거울에 그대로 반사되어 정겨움을 자아낸다. 옛 난로가 구수한 향기로 다가온다. 

완전 개방되어 음료 제조를 현장에서 볼 수 있는 것도 '가은역 카페'의 특징. 바리스타의 손놀림에 사랑과 정성이 담겨 있어 커피 향을 더 짙게 한다. 전시용 음료와 그 옆의 가격표를 두고 '관계있는 것끼리 선을 그어 보세요' 라는 문제처럼 사람의 눈을 잡는다.

선물용 쿠키. 들고가기 쉽게 만든 상자 안엔 사과 맛, 포도 맛, 오미자 맛이 향기로 기화해 후각을 돋게 한다. 물론 향토불이 로컬 푸드이다. 커피와 함께 맛본 마들렌은 점심식사 직후에 먹는 것이지만 입에 만족감을 주었다. 사과치즈를 발라 먹으면 금상첨화!

역으로 사용할 땐 기차를 기다리던 대기실이었을 법한 곳이 안락한 식탁으로 변했다. 이곳에서 '기찻길 옆 오막살이' 동요를 마음 속으로나마 부르면 옛 향수, 낭만이 솔솔 피어오른다. 머리에 시상이 떠오르는 것도 피할 수 없다.

가은중앙교회(한주형 목사)를 방문해서 대접 잘 받고, 후식으로 커피까지 맛있게 마시는 후의를 입었다. 이 카페 주인장이 그 교회 집사님이라고... 곳곳에 보이진 않지만 음각되어 있는 듯한 그리스도교 흔적들이 눈에 띄었다. 눈 있는 사람에게만 보일찌어다.

이두성 목사와 역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친구와 함께 동행하며 시공을 공유하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유붕이 자원방래면 불역낙호아(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 공자의 말씀이랫다!(발행인 이명재 記) 

취재부  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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