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와 달, 밤과 낮은 다른 풍광을 보여준다. 느낌도 다르다.

밤 9시 넘어 연화지를 찾았다. 흐드러지게 핀 벚꽃은 조명을 받아 낮과는 분위기가 달랐다. 캄캄한 하늘을 배경으로 연분홍 벚꽃이 아름답다.

그림 같은 풍광이 펼쳐졌다. 봄의 따스함이 밀려왔다. 몽글몽글 피어 예쁜 솜사탕을 닮았다. 연한 향을 맡기 위해 코를 벌렁그려보았다. 낭만에 취한다.

꽃잎이 바람결에 따라 너울거렸다. 하나하나 흩날리듯 떨어져 꽃비가 내리는 것 같다. 꽃잎이 얇다. 꽃잎이 내 머리 위에 사뿐히 앉았다.

꽃이 피고 지는 과정이 우리의 삶과 닮았다.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 덧없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바람이 가만히 나를 어루만져 주었다. 캄캄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구름이 자유롭게 흘러가고 있다. 매년 4월이면 전국적으로 벚꽃이 만발한다.

우리나라에 벚나무가 이렇게 많았는가 놀라게 된다. 언제부터 벚나무가 있었을까? 팔만대장경의 판 60% 이상이 산벚나무로 만들어졌음이 최근 전자현미경을 이용한 조사에서 밝혀졌다. 

태원용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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