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에서 1시간을 달려 강릉에 도착했다. 안목해변을 따라 크고 작은 카페들이 줄지어 있다. 어촌마을이 변하여 현대식 카페 건물들로 가득했다. 작은 공간은 물론 주차장마다 차량이 빼곡하게 주차되어 있었다. 의외였다. ‘강릉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오다니 놀랍다’

오가는 사람들이 같은 생각을 할 것 같다. 커피 거리가 강릉의 명소임을 확인시켜주었다. 카페 창마다 사람들이 앉아 바다를 보고 있었다. 맛있는 커피를 마시며 겨울 바다를 보는 것은 멋진 일이다.

안목해변은 1990년대까지만 해도 벤치 몇 개와 커피 자판기가 몇 개 있을 뿐이었다. 동해안의 한적한 어촌이었다.

유명 바리스타들이 정착하면서 자연스럽게 커피거리가 조성되었다. ‘커피 도시’의 명성으로 커피 마니아들이 몰려들었다. 비수기와 성수기가 극명하게 갈렸던 강릉이 관광객으로 사시사철 붐볐다.

인구 20만 명의 강릉에 카페가 700여 곳이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코로나 시국인 오늘의 모습을 보아도 짐작이 된다.

빨강 등대를 바라보며 긴 방파제 위를 걸었다. 망망대해를 바라보니 가슴이 탁 트였다. 수평선이 가까이 보였다. 찬 겨울바람이 불었다. 갈매기가 힘찬 날개짓을 하며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날아 다녔다. 자유로움과 역동성이 느껴졌다. 동해가 하늘만큼 맑고 푸르다. 바다 밑이 환하게 보였다.

파도는 잔잔하게 밀려들어 높낮이 차이가 없었다. 어선이 들어왔다. 밤새 드리웠던 그물에는 어떤 물고기들이 잡혔을까? 오대산과 황병산 봉우리마다 눈이 소복이 쌓였다. 구름모자 밑에 하얀 모자를 썼다.

초당순두부 거리에 왔다. 좁은 거리와 주차장에는 차들로 가득했다. 점심시간이라 식당마다 길게 줄 서 있었다. 대부분이 젊은 사람들이었다.

트렁크를 끌고 다니는 선남선녀들이 많이 보였다. 유럽의 어느 거리에서 본 익숙한 모습에 싱긋 미소를 지었다. 그들은 여행 중이다.

초당 순두부는 강릉의 대표적 음식이다. 면 대신에 두부가 있었다. 몽글몽글한 식감이 부드러웠다. 푸전식인 해물 짬뽕 순두부, 짬뽕 순두부의 매콤함과 칼칼함에 이마는 땀으로 송글송글 맺혔다. 순두부 백반으로 달래주었다. 속을 편하게 했다.

후식으로 순두부를 이용하여 만든 순두부 젤라또를 먹었다. 가격에 비해 컵이 작아서 감질났다. 작은 스푼은 메이드 인 이탈리아였다.

밑부분이 비었다고 하니 느끼해 하는 손님이 있어 일부러 그렇게 떴다고 한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느끼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속을 채워서 주어야 되지 않을까?

고소함과 달달함을 느낄 수 있다는 데 잘 모르겠다. 젤라또 특유의 쫀득함이 많이 부족해서 아쉬웠다. “한 번 먹어봤다.”

태원용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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