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남도(南道) 여수(麗水)에서...

          (향일암(向日菴)에서 바라본 다도해)

여수(麗水)를 아시나요?
제가 '여수'라는 지명을 처음 들은 것은 중·고등학교때의 지리시간이 아닌가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는 젊으셨던 부모님이 관광버스를 타고 다녀오셨던 오동도 관광사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또 하나는 십여년전 여수세계박람회가 한참일때 뉴스에서 봤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그때는 뭐가 그리 바빴는지 
여수를 가봐야겠다는 엄두를 못냈습니다.

3월18일 여수(麗水)라는 이름을 안지 50여년만에 처음으로 여수에 왔습니다. 

고속도로를 달리는 승합차 안에서...
"여수 밤바다 이 조명에 담긴 아름다운 얘기가 있어 네게 들려주고파 전활 걸어 뭐하고 있냐고 나는 지금 여수 밤바다 여수 밤바다"라는 버스커버스커 가수의 노래를 흥얼거리면서, 저 가수는 왜 제주 밤바다도 아니고 부산 밤바다가 아닌 
여수 밤바다를 애절하게 불렀을까? 
괜히 궁금하기도 하데요.

여수(麗水)라는 예쁜 이름도 궁금해서 검색을 해봤더니 이렇게 나오더군요. *고려 왕건이 삼국을 통일한 뒤 전국을 순행할 때, "이 지역은 인심이 좋고 여인들이 아름다운데 그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자, 신하들이 "물이 좋아서 인심이 좋고 여인들이 아름답습니다"
라고 답했다고 한다.
그래서 지명을 여수라 했다고 전해진다*

상당히 일리가 있는 해석인 듯 했습니다.

노래를 들으며 김천에서 3시간30분을 달려서 아름다운 여수에 도착을 했습니다.

아침도 시원찮게 먹고 부지런히 달렸으니 일행들 모두가 점심부터 해결하자네요. 네이버의 힘을 빌려서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에도 나왔다는 해풍식당으로 정했습니다. 간장게장이 비리지도 않고 남도음식 특유의 감칠맛이 있군요. 역시 허영만선생의 명성은 알아줄 만 합니다.

​맛있는 점심도 먹었으니 슬슬 구경을 시작해 볼까요. 가장 먼저 들린 곳이 여수가 자랑하는 예술랜드입니다. 

어디를 봐도 바다이고 점점이 박힌 섬들이
한폭의 그림처럼 보입니다. 
여러 sns에서 남들이 다녀온 여수 여행 사진을 볼때마다 가장 눈길이 갔던 곳입니다. 이름하여 '마이더스의 손' 사진이 훨씬 더 멋지게 나오는 곳입니다. 

두번째도 들린 곳은 30분을 더 달려야 나오는 돌산읍에 있는 향일암입니다. 십수년전 화재때문에 대웅전, 종무실, 종각 등 건물 3동이 전소되었다는데, 새로 말끔하게 중수를 했더군요. 
안내문을 읽어보니 원효대사가 659년(의자왕19)에 창건했다고 합니다. 관음전 앞에는 동전이 수북하게 쌓인 원효대사가 수도를 했다는 널찍한 좌선암도 있더군요. 

또 조선시대때인 1715년에 인묵대사가 지금의 자리로 암자를 옮기고, ‘해를 바라본다’는 뜻의 향일암(向日菴)이라고 이름을 지었다네요. 

금오산 절벽 사이로 가파르게 올라가는 
바위 사잇길도 멋지지만 빼곡하게 들어선  동백나무 군락과 한려해상의 풍광에 눈을 뗄수가 없습니다. 일출 장면은 훨씬 더 멋지다고 합니다 오늘도 어디서 그렇게들 오셨는지 관광객이 제법 많았습니다.

바쁘게 돌아 다녔습니다. 
여러군데를 하룻만에 보려니 마음도 바쁘고 발걸음도 바쁩니다. 다음에 들린곳은 오동도입니다. 높은 곳에서 보면 섬 모양이 오동잎처럼 보였던지, 아니면 섬 안에 오동나무가 많았는지 이런 연유로 오동도라고 불렸다네요. 

실제로 섬을 한바퀴 돌아보니 오동나무는 안보이고 아름드리 동백나무와 조릿대 비슷한 대나무, 후박나무등 아열대림 나무들이 정글처럼 우거져 있더군요. 
이제는 오동도보다는 동백섬으로 부르는 것이 더 어울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동도에 있는 若無湖南是無國家 碑)

섬 광장에 눈길을 끄는 碑가 하나 서 있습니다. 이순신 장군이 명량해전을 승리로 이끈뒤 남긴 말씀이라고 합니다.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 "만약에 호남이 없었다면 나라를 잃는다"
그런 의미로 보입니다. 임진왜란 당시에 이순신장군께서 남쪽 바다와 육지를 오르내리며 활약했던 여러 장면들을 떠올리며 장군의 충정에 다시 한번 큰 감사를 드립니다.

어느새 금방 어둠이 깔립니다. 
시장하기도 하거니와 남들과 똑같은 여행코스인 여수수산시장으로 발길을 옮겼습니다. 생선회와 해산물을 뜨서는 이층 식당에 자리를 잡고 반주를 겸해서 느긋하게 저녁을 즐겼습니다.

드디어 어둠이 짙게 깔렸습니다. 
이제는 여수 밤바다를 즐길 차례입니다. 야간 케이블카도 타 보고 낭만카페에서 뜨거운 차도 마셔보고 젊은이들로 가득한 낭만포차 거리에서 문어라면도 먹고 새우구이와 소주도 마셨습니다.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을 듯 합니다.

버스커버스커가 불렀던 
"여수밤바다" 노랫말에 다 나옵니다.

*너와 함께 걷고 싶다
이 바다를 너와 함께 걷고 싶어
이 거리를 너와 함께 걷고 싶다

여수 밤바다
여수 밤바다 
이 바람에 걸린 알 수 없는 향기가 있어
네게 전해주고파 
전활 걸어 뭐하고 있냐고
나는 지금 여수 밤바다 여수 밤바다*

늦은 밤바다까지 실컷 즐겼으니 
이제는 숙소로 가야겠습니다. 
첫날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납니다.

문홍연  gcilbonews@daum.net

문홍연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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