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칼럼] 팔로는 다리를 비틀 수 없다

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Ph. D)

민귀식 교수는 중국학 전문가다. 아호를 玄墨(현묵)으로 쓰고 있다. 현재 한양대 국제대학원에서 학생들에게 중국학을 가르치고 있다. 우리나라와 중국의 관계에 대해 정통한 학자다.

해박한 중국학 실력으로 세상을 뚫어보는 혜안이 돋보인다. 사회를 비판적으로 보면서 균형과 조화를 지향하는 모습은 지식인을 넘어 지성인의 자리에 안착해 있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민 교수는 우리 김천일보에 가끔 칼럼을 기고하기도 한다. '민귀식 교수의 고전으로 본 세상만사'는 시리즈로 연재되고 있다. 지금까지 8회 연재되었는데, 독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세상이 온통 대선 운동으로 들끓고 있다. 대선 블랙홀이란 말이 있을 정도다. 각 후보들이 국민을 위한 정책으로 대결을 하면 좋겠건만, 온통 상대방 비리 캐기로 일관하고 있는 게 마뜩잖다.

유력 두 대선 후보의 액션 세러머니가 화제다. 국힘당 윤석열 후보의 어퍼컷 세러머니,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하이킥 세러머니가 그것이다. 후보들이 직접 큰 액션을 취하는 건 가부 해석이 갈릴 수 있다.

흘러다니는 소문에 의하면 윤석열의 어퍼컷은 차량 위 선거 유세 중 원고가 바람에 날라가는 바람에 나온 즉흥적 행동이었다고 한다. 이것이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다시피 하였다.

이재명 후보도 질세라 고안한 것이 유세 중 내지르는 하이킥이다. 젊고 힘 있다는 상징성을 보여주는 효과는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이런 것은 따르지 않는 것이 이재명답지 않을까.

글이 곁길로 빠진 것 같다. 위의 민귀식 교수가 이 세러머니를 놓치지 않고 촌철살인(寸鐵殺人)을 날렸다. 그것도 감정적인 게 아니라 중국 속담을 인용한 것이어서 설득력이 있다.

“胳膊扭不過大腿(각박뉴불과대퇴)

직역하면 "팔로는 다리를 비틀 수 없다"이고, 속뜻은 "모지리는 능력자를 이길 수 없다"는 의미이다. 20대 대선에서 바라는 민 교수의 마음을 중국 속담에 기대어 표현한 것일 터이다.

어쨌든 대선 국면에서의 선거 운동을 후보들의 액션과 연결시켜 해석한 안목이 뛰어나다. 그것도 창작한 것이 아니라 중국 속담에 근거한 내용이어서 더 그렇다. 왜 속담은 민중의 정서를 대변한다지 않는가.

오늘(2월 20일)로 대선이 딱 17일 남았다. 또 어떤 사건이 터져서 대선 기상도를 흔들지 모른다. 연일 발표되는 여론조사 결과도 아전인수(我田引水)일 때가 많다. 이런 발표를 두고 일희일비(一喜一悲)할 일도 아니다.

바라기는 투표 행위도 구각(舊殼)을 벗어던질 때가 되었다. 세계 경제 강국 10위권 안에 진입했고, 촛불혁명으로 대통령을 탄핵시킨 우리나라다. 이런 국격(國格)에 맞는 투표가 이루어질 때이다. 아니, 많이 늦었다.

연고주의, 그 중 특히 지역주의 투표는 덜 성숙한 유권자임을 자백하는 것밖에 안 된다. 영호남을 가리지 않고 일방 통행의 투표 결과는 부끄러움의 다른 표현임을 알아야 한다. 각성할진저!

발행인 gcilbonews@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