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의 영토에서 극강 미국과 러시아가 일촉즉발의 전쟁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올림픽에 참가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선수가 감동적인 백 허그 퍼포먼스를 펼쳐 평화를 바라는 누리꾼들의 찬사가 이어 지고 있다.

우승한 선수가 받은 금메달보다 그 상징적 가치가 훨씬 더 빛나는 메달을 지구촌 곳곳에서 평화를 희구하는 이들로부터 공동수상했다는 생각이 든다.

NYT는 두 선수의 우정어린 퍼포먼스에 대해 "두 나라 사이의 긴장을 뛰어 넘는 제스추어"라고 논평했다. 국제정치와 상업주의, 두 거악이 쥐락펴락 하는 메가 이벤트 스포츠 세계에서 올림픽 정신과 스포츠 맨십은 이처럼 부지불식 간에 튀어 나오는 선수들의 인간적 행위에서나 찾아 볼 수 있게 됐다.

전운 속 평화의 포옹(KBS 화면 갈무리)

러시아 일리아 브로프 선수는 어제 끝난 프리스타일 스키 남자 에어리얼 경기에서 우크라이나 올렉산도 아브라멘토 선수가 은메달을 따 자신이 동메달로 밀렸는 데도 열렬한 축하 백허그를 펼쳐 감동을 자아냈다.

특히 영상 정지화면을 보면, 두 선수가 약속한 듯 허공의 어느 한 곳(스코어 보드인듯)을 바라보는데, 나는 그들의 눈매에서 초현실적 느낌의 일치와 지극한 연대의 이미지를 읽었다.

적대국 사이인 두 나라 청년들의 극적 퍼포먼스를 목도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참혹한 전쟁 대신 평화와 안식의 소중함을 반추했을 법하다.

스포츠 역사를 보면 바이든 같은 정치인들은 종종 국제정치의 갈등과 대립을 스타디움으로 불러 내지만, 선수들은 여기에 맞서 때로는 고통스럽게 때로는 상징적 퍼포먼스나 가벼운 제스추어로 화해와 평화, 공존의 가치를 드러내 왔다.

히틀러의 인종차별에 맞선 제시 오웬스가 앞서고, 멕시코에서는 고개를 숙인 채 하늘을 향해 주먹을 들어 올리는 침묵의 퍼포먼스로 미국의 흑인 차별과 인권탄압의 현실을 고발한 세 명의 메달리스트가 뒤따랐다.

그 뒤로는 남아공 백인정부의 흑인차별 정책에 맞서 투쟁하는 수많은 만델라들에게 연대와 지지를 보내는 각국 선수들의 크고작은 퍼포먼스가 수십 년 동안 세계 곳곳의 경기장에 흔적을 남긴 바 있다.

편집부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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