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Ph. D)

우리나라가 민주주의 국가인 건 맞는 것 같다. 위아래 없이 자기 할 말은 하고 사는 사회이니 말이다. 그야말로 백가쟁명의 때다. 대선도 전과 같지 않다. 국민은 정책 대결을 바라고 있지만 말도 안 되는 비리 캐기로 일관하고 있다. 흥신소 소장을 뽑는 것이 아닐 텐데….

하지만 민주주의를 제대로 가동하기 위해선 질서가 필요하다. 그리고 누리는 권리만큼 의무를 다하는 것이다. 권리와 의무는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 지금 우리 사회는 어떤가. 그렇지 못하다는 게 내 판단이다. 어느 검사장이 여당 대표를 법적 처리하겠다고 엄포를 놓는다.

여당 대표라고 치외법권의 위치에 있지 않다. 죄를 지었다면 책임을 져야 한다. 하지만 검사장이 본인이 관련된 문제로 법적 처벌 운운하는 것은 보기에 민망하다. 정작 검사장까지 오른 당사자가 법 앞에 한 점 부끄러움 없는 사람인가부터 점검할 필요가 있다.

그 검사장은 윤석열 검사시절 일찍이 수족처럼 움직인 사람이다. 이 사실은 삼척동자도 알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검찰총장 부인과 전화와 카톡으로 셀 수 없을 정도로 대화를 나누었다고 한다.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가까웠다는 얘기가 될 것이다.

그 검사장은 자신과 윤석열 범죄 혐의 수사에 결정적인 근거가 될 수 있는 통화내용을 파악할 수 없도록 끝까지 휴대폰 비번을 내놓지 않고 있다. 자신이 정말 떳떳하다면 이렇게 할 필요가 있을까. 많은 사람이 이런 처신을 비굴하다고 생각한다.

그가 모시던 윤석열을 보면 한 검사장의 행동도 이해 못할 바가 아니다. 자신이 몸담고 있던 정부를 배신하고 나와서 대통령과 정부에 대해 온갖 막말을 해 대는 것은 정치 도의 이전에 인간으로서도 삼가야 할 일이다. 정치하는 동네에선 이런 처신에 극히 배타적이다.

백보를 양보해서 윤의 말대로 옳은 정권이 아니라고 치자. 친북 정권, 포풀리즘 정권, 세금 과다 징수 정권…. 그렇다면 서울중앙지검장과 검찰총장으로 지명받았을 때 고사하는 것이 바른 자세다. 그는 넙죽넙죽 받아 꽃길을 밟으면서 검찰 총수까지 이르렀다.

검찰총장이 되고 나서 법과 공정 그리고 정치적 중립을 외치며 현 정권과 사사건건 대립했다. 처음엔 순수하게 받아들인 사람들이 없지 않았다. 그러나 그의 대권 야욕으로 법과 원칙 그리고 공정은 자신의 정치적 욕구를 채우는 데 필요한 무기였음이 확인되었다.

결과론적인 얘기지만 정권에 대립하며 검찰개혁에 반대했을 때 임명권자는 그를 파면시켜야 했다. 윤석열 이전의 검찰총장들은 정권과 작은 생각의 차이만 확인돼도 미련 없이 옷을 벗었다. 그것이 관례였다. 하지만 윤석열은 끝까지 버티겠다는 각오로 맞섰다.

송영길(왼쪽) 더불어민주당 대표, 한동훈(가운데) 검사장,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씨. <연합뉴스>

윤석열 본인뿐 아니라 처와 장모 문제를 두고 감찰했다면 윤은 법망을 피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재임 중 윤을 파면시켰다면 그가 국힘당 대선후보가 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많다. 암초가 그만큼 많았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윤을 현 정권의 검찰총장이라며 감쌌다.

정권 말기라고 하지만 아직도 엄연히 대통령은 문재인이다. 윤석열에 대한 문제를 반면교사로 삼을 필요가 있다. 정권의 주구 노릇을 할 수 없다며 강경 발언을 일삼는 그 검사장을 파면시키면 어떨까? 어느 정부에 속한 검사장인지 분간이 가지 않는다. 처신이 그렇다.

그 검사장은 여당 대표를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큰 소리 친다.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며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단다. 차라리 잘됐다. 송 대표가 허위 사실을 유포했는지는 그가 윤의 아내 김건희와 주고받은 대화 내용을 까봐야 알 수 있다. 꼭 법적인 조치 따르기를 바란다.

다른 공직자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검찰은 국민을 위해 존재할 때 가치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우리 검찰은 어떤가. 현 정부에 반대하는 경향성을 강하게 띄고 있다. 이유는 다른 데 있지 않다. 검찰개혁을 실현하려는 정권에 대한 반대다. 너무 속 보인다. 그러니 일개 검사장이 저렇게 나댈 수 있는 게 아닌가.

검찰개혁 없이는 사회 개혁을 기대할 수 없다. 사회 개혁 없이는 역사의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 역사 발전 없이는 진정한 국민이 주인되는 사회가 오지 않는다. 오는 대선은 기득권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세력과 그것을 빼앗아 국민에게 돌려주려는 세력 간의 일전임을 알아야 한다.

편집부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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