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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송점종 지음 『와인 오디세이아』고재윤(경희대학교 고황 명예교수)
편집부 | 승인 2022.01.16 23:00
송점종 지음 『와인 오디세이아』(파람북, 2021년 6월 출판)

프랑스 천지인(天地人) 와인의 자서전적 힐링 에세이!

‘와인은 포도와 흙을 섞어서 만든 것이다.’ 좋은 와인을 만들기 위해서는 그 만큼 테루아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같은 지역에서도 테루아의 차이가 이렇게 다른 스타일의 와인을 탄생시킬 수가 있다는 점에서 오묘한 자연의 조화를 느낄 수가 있었다. (p. 335, 233)

흔히 와인은 기독교 예수의 성혈이고, 커피는 이슬람교의 마호메트 음료, 차(茶)는 불교의 부처님 음료라고 한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와인으로 기독교와 유럽 역사의 구석구석 비밀스러운 문화를 접하면서 설렘으로 가득해진다.

저자는 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하면서 와인을 처음 접했고, 16년간 ㈜대우의 해외 지사로 근무할 때 와인에 푹 빠졌다. 프랑스 보르도 경영대학원에서 와인 마케팅으로 국내 최초로 Wine MBA를 받았고, 서울 벤처대학원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와인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면서 세계 와인 산지의 포도밭과 와이너리에 심취하여 카메라에 소중한 역사적인 시간을 담았고, 전 세계 유명 와인전문가를 만나 인터뷰한 내용과 자신의 전문적인 와인 지식을 접목한 자서전적 책인 『와인 오디세이아 : 유럽편』과 『프랑스편』을 출판했다.

이 책 『프랑스편』은 프랑스 대표적인 10개의 주요 와인을 산지별로 구분하여 흥미롭게 풀어놓았다.

축제를 맞이하여 귀족들이 별을 마신다는 샴페인의 본고장 샹파뉴, 블랜딩 와인의 보고인 보르도, 포도밭 등급과 단일 포도 품종으로 와인을 빚은 부르고뉴, 프랑스의 정원이며 화이트 와인의 성지인 루아르, 14세기 아비뇽 유수의 교황 유폐 사건으로 교황의 와인 성지가 된 론, 프랑스와 독일 와인의 장점만을 살린 알자스, 유기농 와인으로 새롭게 태어난 남프랑스의 루시옹 등이 와인 애호가들을 부른다.

또 자연과 예술을 담은 태양의 와인으로 유명한 프로방스, 프랑스 변방 알프스가 숨 쉬는 청정 자연의 와인 산지인 사부아-쥐라를 소개하고 있다. 특히 다른 책에는 찾아볼 수 없는 프랑스의 고독한 와인 산지이며, 나폴레옹의 고향인 코르시카 와인 여행의 경험은 때가 묻지 않은 순수 자연의 아름다움과 그 속에서 펼쳐지는 이색적인 와인 한잔이 그리워지도록 만드는 묘한 매력을 만들어 준다.

프랑스의 와인 산지를 구석구석 돌아다니면서 얻은 다양한 정보를 해박한 와인 지식과 더불어 뜨겁고 성숙한 가슴으로 쓴 여행 경험을 공유하노라면, 마치 프랑스를 와인 여행하는 착각에 빠진다. 국내외적으로 와인 책은 홍수처럼 많이 출간되지만, 지식 위주로 쓴 책은 실전 경험이 부족하고, 경험 위주로 쓴 책은 내용이 부실할 수 있다.

이 책은 저자가 지구 다섯 바퀴를 돌아왔던 30년간 와인에 탐닉한 세월 속에서 프랑스 와인 산지를 집대성한 와인 기행문으로 특별함이 녹아있다. 특히 프랑스 와인 산지별 유구한 마을의 역사와 다양한 테루아(와인을 재배하기 위한 자연 조건)별 토양의 비밀, 산지별로 재배되는 포도 품종별 와인의 개성, 음식과 와인 페어링 등의 정보를 아낌없이 끄집어낸 억척스러운 고집이 돋보인다.

또한, 이 책은 대표적인 와이너리에 숨어 있는 귀중한 역사와 와인을 양조하는 독특한 전통비법, 와인에 얽힌 기독교․문학․그림․영화․음악․건축물․명사들과의 스토리 등을 꼼꼼하게 찾아 캔버스에 그린 수채화처럼 다양한 색깔로 조곤조곤 접목하였다. 주요 와인 생산지의 지도를 본문에서 언급한 순서대로 번호를 매겨서 참조할 수 있게 하였고, 매 페이지마다 저자가 직접 시간 여행을 담은 수많은 사진에 일일이 캡처를 달아 놓아 읽는데 비타민처럼 청량감을 준다.

저자는 양조가, 와이너리 창업자들의 장인정신을 담으려고 노력하였고, 열정, 사랑으로 어려운 역경을 극복한 감동적인 실화도 숨김없이 파헤쳤다. 저자의 시간과 노력이 만든 경험의 서사시로 프랑스의 명품 와인 스토리는 감동을 자아내지만, 이 책에 소개하지 못한 드라마 같은 수많은 와인도 있기에 598페이지가 왠지 왜소하게 느껴진다.

유럽 와인의 호수라고 불리는 남프랑스의 랑그독 와인 산지를 미처 소개하지 않은 것은 프랑스 와인의 숨겨진 여백일 수도 있다. 또한, 보르도의 5대 샤토인 샤토 라투르, 샤토 오브리옹, 샤토 마고, 샤토 라피트 로칠드, 샤토 무통 로칠드 중에 유독 샤토 무통 로칠드만 소개한 것은 옥에 티라고 할 수 있다. 저자가 보르도 유학 시절 멘토였던 샤토 무통 로칠드를 위한 특별 배려라고 하지만 독자들에게 과한 욕심으로 비춰질 수 있다.

포도나무에서 잉태한 와인처럼 인간의 삶도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살아가는 과정이 비슷하다. 헤밍웨이는 와인을 마시는 각자의 감성이나 의식에 따라 인생적인 가치가 확장되는 문화상품이며, 인간 삶의 여정 또한 희로애락이라고 했다.

누군가의 영혼과 사랑은 와인 한 잔 속에서도 숱한 사연으로 만들어지고, 마시면 마실수록, 알면 알수록 더욱 깊게 와인 사랑에 빠지게 되는 묘한 마법의 술이다. 또한 짧은 시간 동안 수많은 프랑스 명품 와이너리를 황홀하게 여행한 듯, 잔잔한 감동에 빠져 헤어나기 어렵게 한다.

와인을 따르는 순간 시작되는 『와인 오디세이아 : 프랑스편』은 와인잔을 흔들면 흔들수록 와인 맛이 좋아지는 것처럼, 읽으면 읽을수록 와인 여행으로 힐링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지침서이다. 와인잔에 흘러내리는 눈물 속에서 희로애락을 느끼며, 인생의 고뇌를 대물림하는 와인처럼 책 속에서 삶의 풍요로움을 즐길 수 있다.

우리 삶처럼, 와인 속에는 진실이 있고 인생이 있다!

편집부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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