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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시평] 맷집 작은 대선 후보들, 정도(正道)를 걸으라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철학박사)
발행인 | 승인 2021.11.30 19:19
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Ph. D)

대선이 100여 일 남았다. 각 당의 선거운동도 본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이재명과 윤석열이 여론조사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다. 국회의원을 중앙 정치인이라 하는데 국회의원 경험이 없다하여 0선 대선후보들이라고 부른다.

되돌아보니 쿠데타를 정권을 잡은 군 출신을 제외하고 0선 대선 후보는 없었던 것 같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정치 지형이 변했다곤 하지만 이상 현상인 것만은 분명하다. 우리 헌법에 만 40세 이상은 누구에게나 피선거권이 있다고 하지만 '검증'이란 절차를 무시할 순 없다.

이 점에서 윤석열보다 이재명이 다소 우위에 있지 않나 싶다. 국회의원이란 중앙 정치 경험은 없다하더라도 성남시장으로 또 경기지사로 행정 경험을 넉넉히 쌓았기 때문이다. 수도권의 자치단체장으로서 중앙의 정치를 어깨 너머로 배웠음직도 하다.

윤석열도 검사로 중앙의 정치를 모르지 않을 위치에 있었다고 말할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서울의 각 지검에서 나아가 중앙지검장과 검찰총장으로서 중앙 정치를 누구 못지않게 꿰뚫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는 두 전직 대통령을 감옥에 보내는 데 역할을 한 사람이 아닌가.

하지만 검사가 정치인은 아니다. 정치를 하는 사람과 정치인을 감옥으로 보내는 사람은 엄연히 다르다. 윤석열이 검찰총장을 사직하고 국힘당 대선 후보가 되기까지 일련의 과정을 훑어볼 때, 대선 후보로서 뚜렷이 잡히는 게 없다. 자신이 몸담고 있던 정권에 저항한 것 외에는...

기존 정치인이 아닌 윤에게 바라는 것 중 하나가 구태의연한 정치를 바꾸어 달라는 것이다. 이런 바람에 응답하기에도 어딘가 부족하다. 당 대표 이준석의 젊은 돌풍도 윤은 넘겨받지 못하고 있다. 젊은 세대는 도리어 경선에 패배한 홍준표에게 몰려가 하나의 블럭을 형성했다고 한다.

젊은 정치신인 윤석열이 이렇게 된 원인은 과연 어디에 있을까. 외형은 정치신인이되 실내용은 구태를 흉내내고 있다는 소리를 듣는다. 아닌 게 아니라 윤의 의식구조는 보수와 극우의 중간쯤에 위치해 있다고 할 수 있다. 정치 경제 외교 국방 등 어느 것 하나 신선함을 찾을 수 없다.

그가 대통령이 된다면 이 사회가 후진하게 된다는 얘기는 이런 의미에서 하는 말이다. 역사의 발전법칙을 믿는다면 과거 지향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소수 기득권 중심의 정치 사고에 매몰되어 있어서는 곤란하다. 국민 다수를 위한 정치철학을 요구하는 것도 이런 데 기인한다.

얼마 전, 윤석열의 지지자라는 이와 잠깐 대화할 기회가 있었다. 윤의 대통령 당선 가능성을 얼마로 보고 있느냐의 질문에 거리낌 없이 100%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김종인 이준석 등을 비난했다. 무조건 도와서 정권을 빼앗아 와야 할 때인데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왼쪽)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지난 11월 24일(수)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중앙일보 주최로 열린 '2021 중앙포럼'에 참석해 악수하고 있다. 2021.11.24 [국회사진기자단] uwg806@yna.co.kr

윤석열이 아니면 국힘당에 남아 있을 이유가 없다는 말까지 했다. 이러한 생각이 이 사람만의 것일까. 아니다. 이런 굴절된 생각이 TK에서는 일반적 정서라고 봐도 좋다. 뿌리 깊은 지역감정은 진리조차도 왜곡하게 만든다. 아주 위험하다. 지역에 의존하는 선거 양태가 언제까지 이어져야 하는가.

윤석열을 비롯하여 일부 정치인들은 위험한 이 문제를 치유할 생각은 안 하고 도리어 이용하고 있으니 할 말을 잃는다. 연고주의에 의탁해 선거에서 당선을 노리는 일은 사라져야 한다. 정책은 사라지고 인연만 찾는 선거, 후진국형 정치 양태인 이것들도 유권자가 바로 서 있으면 맥을 못 춘다.

원론적이어서 진부하기 짝이 없는 얘기 하나 하자. 선거에서의 화두는 상생이 되어야 한다. 여야가 상생하고, 진보와 보수가 상생할 때 국가의 미래가 밝게 된다. 그런데 현실은 어떤가. 갈등과 분란이 도를 넘고 있다. 사즉생의 각오로 상대방을 대하고 있지 않나. 사사건건 투쟁의 언사다.

싸움을 하되 좀 멋있게 할 수는 없는가. 상대 진영도 소리 없는 웃음으로 인정할 수 있는… 대선 후보들, 특히 윤석열이 이 말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특수부 검사의 수사 방식으로 정치를 하다간 큰 코 다치게 된다. 정치하는 동네는 어느 곳 못지않게 냉혹하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선거 특히 대선은 원래 시끄럽게 굴러가게 되어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후보의 리더십이다. 시끄러운 운동조직을 원만하게 끌고 가는 것은 온전히 후보의 몫이다. 여야 모두 내홍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겉으로 드러나기는 제1야당 국힘당이 더 한 것 같다.

당장 윤석열 후보와 자칭 타칭 킹 메이커로 일컫는 김종인과의 관계, 또 이준석 당대표와의 소통 부재도 불안의 한 요인이 되고 있다. 남은 100일, 네가티브를 거부하고 포지티브 선거 전략을 구사할 때 갈등의 타래를 매듭지을 수 있다. 윤석열을 비롯해 대선후보들 모두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다.

발행인  lmj228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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