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귀식 교수(한양대 국제학대학원 중국학과)

<인재 추천시 평가 방법>

- “곤궁했을 때 무슨 일을 하지 않았는지, 가난했을 때 무엇을 취하지 않았는지, 부자가 돼서 어떤 일을 했는지, 평상시에 누구와 가까이 지내며, 높은 자리에 올랐을 때 누구를 추천했는지를 본다.” (穷视其所不为, 贫视其所不取， 富视其所兴， 居视其所亲, 贵视其所举)

고전에서 인재를 평가하고 추천하는 명언이 많아 원전을 찾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이게 바로 그 경우인데, 안자《晏子春秋·问上》편에는 “어려웠을 때 무엇을 하지 않았는지, 부자가 돼서 무엇을 취하지 않았는지를 본다”(穷则视其所不为，富则视其所不取)고 쓰여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것이 확대되어 “인재 평가 5대기준”으로 정착된 듯하다.

위의 명언은 모두 ‘삶의 원칙’을 지키는 지를 선택기준으로 삼고 있다. 뜻을 펼치지 못했을 때도 옳지 않은 일은 하지 않는 기개와, 가난해도 부정한 방법으로 돈을 쫓지 않는 지조가 있어야 한다. ‘지사적 삶’의 원칙 지키기가 쉽지 않지만, 그래도 이런 인재가 없지는 않다. 

그런데, 부자일 때는 타인을 위해 돈을 제대로 썼는가를 보라는 것이다(반대로 부자가 돼서도 재산을 더 늘리려고 나쁜 짓을 하지 않았는지를 보라는 말도 있다). 부자가 좋은 일을 하는 경우는 종종 있지만, 정직하기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기’보다 어렵다. 특히 천박한 자본주의 단계에 있는 우리 현실에서는 더욱 그렇다. 한국의 부동산 광풍이 이를 보여주고 있다. 

‘친구를 보면 그 사람을 안다’고 했듯이, 평소 누구와 가깝게 지내는지를 살펴야 한다. 예전에 노무현 후보는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은 ‘노무현의 친구 문재인’으로 알고 있는데, 사실은 ‘문재인의 친구 노무현’입니다.” 그러면 현재 대선 후보들이 가깝게 지내는 사람들은 어떤 인물들인가? 이점도 꼼꼼히 살펴볼 일이다. 

직위가 높아져 타인을 추천할 수 있을 때, 누구를 추천했는 지를 보면 그 사람의 인품을 알 수 있다. 인재를 보고도 추천하지 않으면 역할을 방기하는 것이지만, 사적 인연으로 무능력 자나 부정한 자를 공직에 추천하는 것은 범죄에 준하는 행위이다. 

지금의 대선 후보들은 나름대로 사람을 공직에 추천할 만한 자리를 거쳤다. 그들이 누구를 추천했는지 정보를 공유하는 것도 후보를 선택하는 데 유익한 하나의 방안이 될 것이다.  

민귀식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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