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귀식 교수(한양대 국제학대학원 중국학과)

<권력을 유지하는 방법(權修)> 『관자(管子)』

- 옳은 일에는 분명한 상이 있어야 하고, 옳지 않은 일에는 확실한 벌이 있어야 한다.(喜之有徵, 惡之有刑)

봉건시대에도 군주가 권위를 유지하고 관리를 다스리는 방법은 역시 확실한 인사권 행사였다. 그것은 상벌을 분명히 하는 것이 제1의 원칙이었다. 관중의 이 생각은 나중에 <법가>의 기초가 되었고, 상앙(商鞅)은 이를 더욱 강화해 진나라가 통일을 이룩하는 기초를 마련했다.

봉건시대에는 군주가 권력의 일부를 관료들에게 위임해서 통치했다. 그래서 관료의 권력남용을 가장 경계했다. 관료는 늘 권력을 더 크게 휘두르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그들의 권력남용은 결국 민란으로 연결돼 망국의 원인이 되었다.

현대사회에서 관료의 힘은 과거에 비해 기능적으로 커졌다. 임기를 보장하는 공무원제도 아래서 관료의 힘은 정치권력을 능가한다.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고위공무원은 임기를 보장하지 않는 정무직으로 임명한다. 그래서 자신의 국정철학에 맞게 정책을 집행하도록 강제하는 사람이 대통령이다. 말을 듣지 않거나 나쁜 짓을 하면 과감히 쳐내는 권한을 제도적으로 보장한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검찰총장 임기제는 정상은 아니다. 우리의 역사적 배경이 있지만, 검찰공무원의 전횡을 대통령이 제어하지 못한다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문대통령이 윤석열이 스스로 나갈 때까지 지켜만 본 것을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 법을 지킨 대통령? 자신의 권한을 행사하지도 못한 무능력자?

법을 핑게로 온갖 탈법을 자행해도 임기를 보장하는 것이 대통령의 임무를 다하는 것인가? 법무부장관을 두 명이나 날리면서 검찰총장은 그대로 뒀던 것이 옳은 권력 행사일까?

대통령의 공약과 집권당의 대국민 약속도 거부해버리는 홍남기 부총리를 그대로 두는 이유는 무엇일까? 기본소득이나 재정확대에 대한 대통령의 생각이 바뀌었기 때문이 아닐까? 그렇지 않고서는 대통령에게 위임한 국민의 주권(권력)을 이렇게도 방기하는 게 이해가 되는가!

대통령은 국민에게는 다정하지만, 공무원에게는 무서워야 한다. 엄정한 상벌이 집행되어야 나라가 산다. 그래야 국민이 편해진다. 관료에게 너그러운 대통령은 인간적인 것도 유능한 것도 아니다.

편집부  gcilbonews@daum.net

편집부  gcilbonews@daum.net

<저작권자 ©김천일보 김천iTV,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