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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작가 문홍연의 # 일상 - 차 마실에서....
문홍연 | 승인 2021.08.03 20:21

#일상
차 마실에서....

도라지꽃이 피었습니다.
에어컨 바람에 흔들립니다.
알싸한 보랏빛 향기가 밀려 옵니다.

장미꽃 한 송이도 아니요 
겨우 도라지꽃 한 송이입니다.
텃밭에 어우러져 핀 꽃이 아니라
저 혼자 슬픈 듯 외롭게 피었습니다.
보라색이라 해야 할 지... 
자주색이라 해야 할 지... 
혼잣말처럼 "꽃이 예쁘네요" 했더니 
카페 여주인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보라색 도라지꽃이 더 예쁘지요?"
.... 그랬답니다. 
도라지꽃 한 송이를 꽃꽂이로 꾸민  
작은 꽃마실에 앉았습니다.
나이 지긋한 그녀는 뭐랄까요?
흘러가는 세월 따라 살아왔다기보다는 노천명의 시에 나오는 '모가지가 길어서 슬픈 사슴' 같은 묘한 느낌이 듭니다.

그녀는 이렇게 말합니다.
나이가 들었다고 무의미하게 
세월만 보내는 것이 싫어서 한적한 
시골 도로변에다 카페를 차렸답니다. 
이곳은 자신에게 행복을 안겨주는 
'비밀의 정원'이라고 하는군요.

카페라고 해 봐야 열 서너 평 
이층 살림집은 겨우 여섯 평 남짓.... 
비름빡에는 따님이 그렸다는 눈 내린 풍경화가 보물처럼 걸려 있고, 자신이 그린 몇 점의 꽃그림에도 눈길이 갑니다.

예쁜 간판이 걸린 문을 열어
한 발짝만 내디디면 꽃밭이요. 
두 발짝 옆은 벼가 자라는 무논입니다.

그나저나 옛 선비들은
독락(獨樂)이라고 했던가요?
말 그대로 나이가 들어가면
혼자서 즐기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데... 
저는 아직도 멀었는가 봅니다. 
오늘도 이렇게 친구들과 어울려
집 근처에서 차가운 커피를 마십니다.

이곳이 어디냐구요? 구성면 하강리 '여름실'입니다. 혹시나 마을 이름이 
여름(夏) 열매(實)일까요? 그렇다면
여름 과일 "자두"의 산지가 분명합니다.

문홍연  gcilbonews@daum.net

문홍연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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