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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작가 문홍연의 #포토(photo)뉴스 - 이 남자가 사는 법....
문홍연 | 승인 2021.07.14 09:48

#포토(photo)뉴스

이 남자가 사는 법....

친구들과 어울려 금산을 다녀오다가 삶은 옥수수를 사려고 승용차를 세웠습니다. 거대한 포도나무가 하늘을 뒤덮은 그늘 아래에서 옥수수를 까고 있는 이 남자를 만났습니다. 무척 반가웠습니다.

이름은 이상혁...!

이 남자의 이름을 알게 된 것은 한참을 거슬러 올라갑니다. 제가 30대 초반에 고향으로 귀농을 해서는 양돈업을 하고 있었는데, 98년도에 제2회 지방선거가 있었지요. 그때 김천시 부항면 선거구의 시의원에 출마한 젊은이가 있었습니다.

저보다 8살이나 어린 약관 32세에 출마를 했으니 대단한 젊은이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선거운동을 해준 것도 없고 따로 만남을 가지며 인연을 맺지도 못했습니다.

굳이 이유를 찾는다면 사는 곳도 다르고 무엇보다 나이 차이가 있다 보니 인연을 만들 명분이 별로 없었지요. 한참 후에는

'부항댐건설 반대대책위원회'에서 열심히 활동한다는 풍문은 들었지만 부항댐의 건설공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까맣게 잊고 살았습니다.

몇 년 후 어느 날 전혀 다른 모습의 농부를 신문에서 만났습니다. 패기 넘치던 청년농부가 이제는 농민운동으로 조금씩이나마 세상을 변화시키려고 노력을 하고 있더군요. 글을 유추해 보니 농민운동과 더불어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살고 있었습니다.

그 후로도 간혹 지역신문에서 접한 이 남자는 농민들이 살아가는 여전히 농촌의 현실과 농업의 고충을 고민하고 있는 듯했습니다. 비교적 어린 나이에 선출직에 출마해서 떨어졌으니 경제적으로도 어려움이 있었겠지요.

설상가상으로 몇 년 후에는 부항댐까지 생겨 고향은 수몰이 되고 자연스럽게 부항면을 떠나 이곳 직지사 근처에서 옥수수 농사에 매진을 했던가 봅니다.

오늘 만나서 얘기를 들어보니 요즘의 관심사는 "로컬푸드운동"이라고 합니다 아시다시피 '로컬푸드(Local food)'는 장거리 운송 과정을 거치지 않는 그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뜻하지요. 농협에서 우리 농산물 애용의 구호로 사용하는 신토불이(身土不二)와는 조금 다른 의미라고 합니다.

신토불이(身土不二)는 쉽게 말해서 '수입산 농산물을 먹지 말고 우리 땅에서 나고 자란 농산물을 먹자'는 뜻이라면 로컬푸드(Local food)는 내가 사는 지역의 신선한 농산물을 유통과정을 확 줄여서 소비자와 적정 마진만 챙기고 빠르게 거래를 한다는 뜻이라고 하네요.

다행히 '로컬푸드'의 뜻이 좋았던지 로컬푸드 매장을 운영하는 농협들이 전국에서 점점 늘어난다고 합니다.

이 남자는 자신이 생산하는 옥수수가 로컬푸드 음식의 대표적인 사례라며 생산한 지 24시간 안에 소비자들한테 돌아가니 당연히 맛이 있다고 강조를 했습니다.

젊은 농민운동가 이 남자도 어느새 55살이나 되었다네요. 두려움 없이 앞으로만 달려나가던 청년농부가 중년을 지나 장년농부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2만 평이 넘는 임대농사가 두렵지가 않다고 합니다. 혼자가 아니라서 그렇겠지요? 단 한마디의 불평도 없이 묵묵히 헌신적으로 내조를 하는 아내와 몇년 사이에 훌쩍 자라서 아빠의 마음을 이해하고 후계자의 길을 선택하려는 자식이 있으니 그렇겠지요.

 

이 남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조금은 느리지만 포기하지 않고 쉼 없이 나아가는 거북이처럼.... 말로만 떠드는 농업이 아닌 땀의 소중함을 생각하는 그런 농부가 되고 싶다구요. 그 순간 이 남자의 얼굴이 다시 보였습니다.

그러고 보니 오후 늦은 시간에도 "재미있는 농업! 찾아가는 농업!"을 추구하는 본향텃밭의 싱싱한 로컬푸드 농산물들은 잘 팔리고 있었습니다.

만나지 못한 몇 년 사이에 그 남자는 큰 농부가 되어 있었습니다.

문홍연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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