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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시] 이해인의 '6월엔 내가'
취재부 | 승인 2021.06.03 13:15

6월엔 내가

                                         詩 / 이해인

숲 속에 나무들이
일제히 낯을 씻고
환호하는 6월

6월엔 내가
빨갛게 목타는
장미가 되고

끝없는 산향기에
흠뻑 취하는
뻐꾸기가 된다

생명을 향해
하얗게 쏟아버린
아카시아 꽃타래

6월엔 내가
사랑하는 이를 위해
더욱 살아

산기슭에 엎디어
찬 비 맞아도 좋은
바위가 된다

사진작가 박범수

* 새해 시작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한 해의 절반이 지난 지점에 와 있다. 시간에 흐름에 맞춰 자연도 여러 가지 현상들을 연출한다. 신록을 시인은 '숲속의 나무들이 낯을 씻었다'고 표현한다. 참으로 신선한 수사이다. 그것뿐이랴. 6월은 장미의 계절, 시인이 장미가 되고 독자가 바로 장미꽃이 된다. 장미의 진한 빛과 향에 순국 선열의 희생이 오버랩된다. 뻐꾸기와 아카시아도 6월과 떼어 생각할 수 없다. '생명을 향해 하얗게 쏟아버린 아카시아 꽃타래'는 조국을 지키기 위해 목숨 바친 선열의 고귀한 헌신으로 이어진다. 그렇다면 오늘날 우리는 어떠해야 할까? 세파에도 꿈쩍달싹하지 않는 바위가 되어 모두를 사랑하는 사람이 되어야지... 붉은 달 6월에(耳穆).

 

취재부  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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