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더더기

부항댐 둘레길에서 떠오르는 생각들...

2013년도 가을인가요? 부항댐이 완공되었지요. 제가 부항댐 둘레길을 2014년 봄부터 걷기 시작했으니 벌써 8년이나 걸었습니다. 그동안 보이는 풍경도 많이 변했지요. 다들 아시다시피 부항댐의 담수량은 5천400만t이라고 합니다. 댐치고는 소규모 댐이지요.

그래도 한번 들러보시면 깜짝 놀랄 정도로 정비가 잘 되어 있습니다. 부항댐 전체를 도는 약 9㎞의 데크길이 조성되어 있고 아래쪽에는 오토 캠핑장, 야외공연무대와 산내들 공원에는 야외 수영장까지 구비되어 있지요

그리고 6~7년 전부터는 영남일보 주최로 부항댐 전국가족걷기 대회도 매년 했답니다. 위는 제1회 때 부항댐을 한 바퀴 돌고나서 '완보증'을 받고서 즐거워하는 분들을 찍은 사진입니다. (아쉽게도 작년에는 코로나의 여파로 개최를 못했습니다)

뜬금없는 질문같습니다만, 사람들은

왜 여행을 다니고 싶어할까요? 저는 여행을 인간의 본능이라고 생각합니다. 낯익은 여행지도 좋고 모르는 여행지도 좋겠지요. 그곳에서 맛난 것도 먹고 또 마시고 멋진 풍광을 바라보기도 하고, 처음 보는 꽃이 있으면 냄새를 맡기도 하고 신기한 것은 만져보는 일... 이런 소소한 일들이 여행의 큰 즐거움이지요.

사실 요즘은 어디를 가나 멋지게 꾸민 관광지가 넘쳐납니다. 그래서 무조건 이곳으로 오라고 강조하는 것은 의미가 없더군요.

여행지 나름의 의미를 즐기며 여유를 만끽할 수 있는 쾌적하게 앉아 쉴 수 있는 공간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지요.

부항댐을 보더라도 짚와이어를 타고 시원한 음료수라도 한잔 우아하게 마실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줘야 하는데 그것이 없습니다. 저는 이것을 여유(餘裕)라 표현하고 싶습니다.

(부항댐의 볼거리들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습니다)

휴대폰을 열면 여러 SNS에서 김천의 관광지를 홍보하는 글들을 보게됩니다. 하나같이 김천에는 멋진 산과 계곡 명승지가 있다고 자랑합니다. 하지만 볼거리만 강조한다고 관광객이 몰려오는 것은 아니더라구요.

여기에다 사람들이 진짜로 원하는 걸 추가해야 합니다. 그것이 핵심이지요.

직접 부항댐을 걸어 보시면 알겠지만 생태체험마을에서 댐 하부까지는 오수 분리관이 매설되어 있습니다. 제작년에 청정 부항댐의 오염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 김천시에서 공사를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참을 걷다 보니 저만치에 막바지 공사 중인 생태체험 마을이 보입니다. 둘레길을 한 번이라도 걸어보신 분들은 이상한 점을 느끼지 않으셨나요?

8km 구간을 걷는 동안 어디에도 먹고 마시는 공간은 한 군데도 없다는 것을... (물론 매점은 두 군데 있습니다만)

여행을 다니다 보면 멋진 풍경이 오래 기억에 남을 때도 있지만 그곳에서 먹고 마셨던 음식들이 기억에 남는 경우도 많답니다. 외지인들이 이곳 부항댐을 다녀가도 마찬가지라고 생각을 합니다.

저는 오수분리관이 매설된 둘레길 어디쯤에 멋진 카페나 토속음식점이 생겼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다시 승용차가 있는 곳으로 돌아갑니다.

문홍연  gcilbonews@daum.net

문홍연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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