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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작가 문홍연의 # 일상 - 김천에 쌍무지개가 떴다네요
문홍연 | 승인 2021.05.02 22:41

#일상

김천에 쌍무지개가 떴다네요

 

쌍무지개 뜨는 언덕으로 보이시나요?

어제 친구가 카톡에다 집 근처 언덕에서 쌍무지개를 봤다며 사진을 올렸더군요. 쌍무지개가 얼마만인지 참 예쁩니다. 저도 어린 시절에는 여러 번 본 듯한데 근래에는 기억에도 없습니다. 친구는 행운을 만났다며 자랑이 대단했습니다.

이왕 무지개 사진을 올렸으니 무지개 이야기를 좀 더 하겠습니다. 제가 초등학교 때였는지, 중학교 때였을까요? 김동인의 소설 '무지개'를 배운 적이 있습니다. 잠시 내용을 인용하면....

"비 온 하늘에 무지개가 걸렸다. 한 눈에도 신비롭고 아름다운 무지개였다. 소년은 무지개를 갖고 싶었다. 소년은 무지개를 잡아 오겠다며 엄마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길을 떠났다.

엄마는 그런 소년을 눈물로 배웅했다.

소년은 숲과 들과 산과 강을 건넜다. 그러나 무지개는 잡히지 않았다. 소년이 한걸음 다가가면 무지개는 한걸음 물러났다. 소년이 지쳤을 때 무지개는 한걸음 더 다가왔다. 그러나 소년이 용기를 내면 무지개는 다시 뒷걸음질 쳤다. 소년은 길에서 많은 소년들을 만났다. 그들도 무지개를 찾아 나섰던 것이다.

그러나 아무도 무지개를 잡은 소년은 없었다. 소년은 그들을 뒤로 하고 마지막 용기를 내서 무지개를 향해 나아갔다. 하지만 무지개는 더 멀리 달아났다.

어느 순간 소년은 한 걸음도 더 나아 갈 수 없을 만큼 지쳤다. 소년은 무지개를 잡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자 소년의 검은 머리는 백발이 되었고, 동안의 얼굴에는 주름살이 가득 생겨 있었다."

*** *** *** *** *** *** *** ***

쌍무지개에 관한 제 개인사를 보태면...

강원도 낙산사에 가면 홍예문(虹霓門)이 있답니다. 무지개 홍(虹)에다 무지개 예(霓) 자가 들어간 문이니 쌍무지개가 걸린 문이라며 안내하시던 선생님이 설명을 하셨던 기억이 있습니다. 꿈이 넘치던 18살 고등학생 때 수학여행을 가서 홍예문(쌍무지개 문)을 지나갔었고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40주년 기념으로 한 번 더 '홍예문'을 지나갔었지요.

김동인의 <무지개> 소설에 나오는 것처럼 이제는 꿈을 잊어 버릴만한 60살 노인들이 홍예문을 지나 의상대에서 단체 사진을 찍었습니다.

(교련복과 교복을 빌려 입고 이마에는 깊은 주름살이 가득한 채로...)

어린 나이에 소설을 읽을 때는 생각지도 못했지만... 김동인 소설가가 표현하고자 했던 무지개는 꿈을 가지라는 뜻일까요? 아니면 신기루(꿈)는 깨어지는 순간 늙는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을까요?

저 역시 나이가 들고 보니 18살 때의 꿈이 무엇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60여 년이 넘는 인생을 살아오면서 여러 개의 꿈을 이룬 듯도 하고, 정작 손으로 꼽아보니 빈손으로도 보이네요.

인생이란 게 원래 그런 거겠죠?

무지개(허상)를 좇다가 어느 순간 자신이 처한 현실을 알아차리고는 체념하고 순응하며 살아가는 것.....!

 

문홍연  gcilbonews@daum.net

문홍연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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