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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앨런 와이즈먼 지음 『인간 없는 세상』전성우(고려대학교 환경생태공학부 교수, 공학박사)
편집부 | 승인 2021.02.16 15:20
앨런 와이즈먼 지음, 이한중 옮김, 최재천 감수 『인간 없는 세상』(엘에이치코리아, 2020년 9월 출판)

인류가 지구에서 사라지기 전에..

“인간이 없어지자, 한때 동족이 원수가 되어 싸우던 지옥은 오갈 데 없던 생물들이 가득한 곳으로 변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위험천만하던 곳은 사라질 뻔했던 야생생물들의 피난처가 되었다. 반달가슴곰, 스라소니, 사향노루, 고라니, 담비, 멸종위기의 산양, 거의 사라졌던 아무르표범이 매우 제한된 이곳의 환경에 의지해 산다.” (p. 314)

“인간 없는 세상(The World without us)”에서 ‘비극적인 전쟁·재해의 결과가 아니라, 인류가 어떤 이유로든 지구에서 사라진다면 무슨 변화가 발생할까?’를 예상할 수 있었던 것은 현재 우리가 처한 기후위기, 생물다양성 감소, 새로운 질병의 발생상황과 연결된다. 이런 연결성은 책을 집필하였던 2000년대 초반에 이미 발생된 것일 수도 있지만, 미처 발생되지 않은 상황을 상상한 것도 있다. 이 책은 인류학, 고고학, 유전학, 수문학 등 다양한 과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인류가 지난 수천 년에 미친 영향과 인류가 사라졌을 때 새롭게 발생할 모습을 과학적 상상력을 동원하여 여러 측면에서 제시하였다.

책은 크게 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 장은 3-6개 세부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은 미지의 세상으로의 여행, 2장은 그들이 내게 알려준 것들, 3장은 인류의 유산, 마지막 4장은 해피엔딩을 위하여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은 희미한 에덴의 향기로부터 시작하여 모든 종의 시작이었던 아프리카의 역설로 현재 인간이 만든 이성적이지 못한 변화를 보여주었다. 2장은 카파도키아 지하도시와 텍사스 석유화학지대 사례를 통해 고대로부터 현대, 지하로부터 지상 변화를 땅과 흙의 기억을 통해 재조명하였다.

3장은 인간이 만든 모든 역사적인 또는 불가사의한 건물, 댐, 운하 등의 구조물마저도 1,000년 이내에 다 사라질 것이고, 인간이 배출한 기후변화 원인 물질도 원시 상태로 회복되는데 10만 년, 청동으로 만든 유물이 1억 년, 영원히 남는 것은 외계에 보낸 전파만이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마야의 사례를 통해 인류마저도 100년 이내에 원인도 모르게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마지막 4장에서는 인류 멸종을 피하기 위한 방안, 인류가 해야 할 일들과 새로운 시작은 바다로부터 다시 발생할 것이라는 방향을 제시하였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인간 없는 세상 뒤에 무엇이 변하고 무엇이 남을까 하는 내용보다는 이렇게 되지 않으려면 지금부터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라는 것이 아닐지. 어느 날 갑자기 지구에서 모든 인간이 사라지긴 불가능하기에, 지난 수천 년 동안 인간들이 다른 생물종과 지구시스템에 일으킨 변화를 다시 원 상태로 돌리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지를 제시하는 것 같다.

저자는 특별히 13번째 주제로 한국 비무장지대 교훈을 다루었다. 니카라과 반혁명 전쟁으로 고갈될 뻔한 바닷가재 서식지와 숲이 전후 10년 만에 되살아 난 것과 3년간의 한국 전쟁으로 완전히 파괴된 DMZ(비무장지대) 자연마저도 두루미, 재두루미, 사향노루, 고라니, 산양 등 멸종 위기종들의 서식처로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교훈이었다.

1953년 한국 전쟁 휴전 이후 국토면적의 1%인 1,000㎢도 안 되는 DMZ가 설정되었으며, 출입 및 이용의 통제가 이루어졌다. 전후 50여 년이 경과된 2000년대 초 DMZ 내부조사가 이루어졌다. 조사 결과 국내 식물종의 56%, 어류 멸종위기종의 44%, 양서파충류 멸종위기종의 85%가 서식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인간들이 무엇을 하려고 하기보다는 자연에 맡기는 형태로 출입만 통제되어도 자연은 살아난다는 사례를 보여준 것이다.

이 책에서 제시한 사례와 같이, 최근 발생한 COVID19로 인간이 갑자기 활동을 급격히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하였다. 전 지구적으로 인간들의 활동이 줄어들고 집 안에만 머물게 되자, 대기 질이 개선되고 야생 동물들의 출현이 도시 내부에서도 일어나게 되었다. 이러한 사실은 여러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기후위기 대응 및 공존을 위해선, 무제한적 인간 욕망 확대와 편의 추구 극대화를 제한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환경부하를 줄이기 위해 화석연료로부터 신재생에너지로 전환을 신속하게 추진해야 하고, 새로운 질병 창궐을 통제하기 위해 생물 서식처에 대한 배려 및 훼손 최소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직 인류가 파악하지 못한 생태계의 기능과 서비스가 회복 불가능하게 파괴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한 세대 전에 미래 영화를 만들며 상상했던 신기술과 환경변화가 현재 상황과 중첩되는 것을 볼 때, 과연 “인간 없는 세상”에서 제시하는 내용을 읽고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환경변화로 인해 새롭게 발생되는 질병, 자연재해의 증가 속에서 인간이 살아남기 위해선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나부터라도 인간 우선이 아닌 지구 생물종 일원으로 생활을 지속하기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할까를 고민하는 것이 너무 늦은 것이 아니었으면 한다.

편집부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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