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과 지방을 가리지 않고 각 신문들은 해가 저물어 갈 즈음 명사들의 신년사를 싣고 있다. 명사라고 표현했지만 지역을 움직이는 리더들의 새해 인사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이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노동 등 여러 영역에 종사하는 리더들의 신년사를 골고루 싣고 싶지만, 그렇지 못하고 한 쪽으로 치우칠 때가 많다. 주로 선출직 공직자들이 신년사에 적극적이다.

유권자의 표를 의식할 때 신년사만큼 좋은 매개물이 없다고 생각해서일까. 신년사의 내용과 분량도 다양하다. 1쪽이 안 되는 간단한 것부터 10쪽이 넘는 양에 이르기까지 차이가 많이 난다.

10쪽이 넘는 분량 안에는 주로 자신의 치적과 한 일을 나열한다. 내가 이렇게 많은 일을 했으니 기억하고 다음 선거 때 표를 달라는 당부의 글이 되는 셈이다. 그렇게 될지는 두고 볼 일이지만….

그러나 본 기자가 생각할 때 효과에 대해 긍정적이지 않다. 치적을 구구절절 늘어놓지 않더라도 알 만한 사람은 안다. 긴 신년사를 읽고 표를 줄 생각을 갖게 되는 일은 특별한 경우에 속할 것이다.

꼭 신년사가 아니더라도 명절 등을 통해 리더들이 시민을 대상으로 인사말을 올릴 때가 있다. 그럴 때 필요한 것은 공직자로서의 겸손한 마음, 섬기는 자세이다. 간단한 글로 정성을 표하면 된다.

설날 세배를 가서 자기 말만 진탕 늘어놓고 온다면 세배 받는 사람이 기분 좋을 리 없다. 아마 꼴불견의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을까. 아무리 자기 PR의 시대라고 하지만 정도(正道)는 시대를 초월해 필요한 예의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신년사는 '신년 인사'를 가리키는 말이다. 인사는 짧을수록 좋고 섬김과 정성은 많고 길수록 좋다. SNS의 활성화로 지도자들의 활동상을 실시간으로 보도 듣는다. 시대에 발 맞추는 신년사가 요구된다 할 것이다. 

취재부  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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