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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작가 문홍연의 # 일상 - 오늘도 산길을 걸었습니다.
문홍연 | 승인 2020.09.13 22:39

#일상
오늘도 산길을 걸었습니다.

요즘 들어 일상이 지루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부쩍 많았습니다. 
오전 10시면 어김없이 질병관리청 정은경 청장님이 TV에 나와서는 지난 하루 동안에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를 발표할 때마다 저놈의 질병은 언제쯤 끝이 나나 싶기도 하고, 예나 지금이나 변한 것이 하나도 없는지 싸우기만 하는 정치인들을 보는 것도 참으로 지루한 모습입니다  

그래서 더 TV를 멀리하고 산을 찾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탁 트인 풍광을 바라보고 있으면 우울했던 기분이 활짝 개이기도 한답니다.

오늘도 증산면 "치유의 숲"으로 차를 몰았습니다. 눈에 익숙한 자작나무숲을 지나는데 반가운 이정표가 보이네요. 단지봉이 0.76km라..... 그러고 보니 아주 가까이에 정상이 있었군요.

오늘따라 단지봉(해발 1327m)에 오른다는 기대감에 부풀어 부지런히 걸었습니다. 1시간쯤 걸었을까요? 조금 전에 봤던 이정표의 거리표시가 맞다면 벌써 도착하고도 남을 시간입니다.

이상한 생각이 들어서 증산면 수도리 이장님한테 전화를 걸었습니다.
"친구야 0.76km만 가면 단지봉이라고 이정표에 적혀 있던데 도대체 얼마나 
더 걸어가야 단지봉이 나오는 거여...?"

"무신 소리고....? 단지봉은 최소한 두 시간은 올라가야 하는데.... 
이정표에 인쇄가 잘못된 거 아이가?"

"헐....그것 참 느낌이 이상하더라니..."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다시 산길을 터덜터덜 내려갑니다. 길옆에 보라색이 돋보이는 이상한 꽃이 보입니다.

이름이 궁금해서 견딜 수가 있어야지요
빨리 가자는 아내의 성화에도 꽃 이름을 물어보는 "모야모"에다 이름을 물었습니다. 바로 답글이 달렸습니다. '과남풀"이라고 합니다 

"과남풀"은 용담과의 여러해살이풀인데 8~10월에 보라색의 꽃을 피운다구요. 참으로 색감이 매혹적이네요. 

얼마 전에 미스트트롯에서 임영웅이라는 가수가 "보랏빛 엽서"라는 노래를 불러서 인기를 끈 이후에는 이상하게 호감이 가는 색깔입니다. 
여성분들도 좋아하는 색상이기도 하구요. 다시 돌아봐도 과남풀꽃의 
보라색은 상당히 매혹적으로 보입니다.

다시 1시간을 걸어서 치유의 숲까지 내려 왔습니다. 화살나무는 뭐가 그렇게 급했던지 원색으로 단풍이 들었습니다. 아침저녁으로 부는 찬바람에 나무가 놀라서 저리 변했을까요? 
아니면 진짜로 가을이 온 것일까요? 

갑자기 산을 오르는 사람들이 많아집니다. 이렇게 산들바람이 부는 날은 떠나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겠지요?
삼삼오오 산길을 올라오네요. 남성들이 가을을 더 많이 타는지? 남자들끼리 동행해서 오르는 분들이 여럿 보입니다.

드디어 수도리 마을이 보입니다.
무작정 산길을 올랐다가 내려오는데 3시간이 걸렸습니다. 요즘같이 햇살좋은 날에는 가까운 산에 올라서 여기저기 피어 있는 이름 모를 꽃들의 이름을 알아가는 재미도 쏠쏠하답니다.

특히나 높은 산에서 자주 보이는 보랏빛 엽서 같은 과남풀꽃이라도 만난다면 이보다 더 즐거운 일이 어디 있을라구요?

문홍연  gcilbonews@daum.net

문홍연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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