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의 관계는 신뢰가 바탕이 된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지 못한 상황이다. 얼마 전, 월간 <시사 IN>이 KBS와 공동으로 코로나19 이후 신뢰도를 묻는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몇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는 것 같아 관심을 두고 읽어 보았다.

코로나19 이후 신뢰도는 큰 변화를 보여 주고 있다. 가장 높은 신뢰도를 보인 곳은 질병관리본부이다. 무려 +75를 기록하고 있다. 그것을 뒤 이은 것이 의료인/의료기관이다. +72의 점수를 따고 있다. 대한민국 즉 국가가 +53으로 비교적 높은 점수를 받고 있는 것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의료기관은 위급할 때 인간의 생명을 책임지고 치료하는 기관이다. 코로나19 사태에서 큰 활약을 한 질병관리본부와 의료기관/의료인은 사람들의 뇌리 속에 감사함으로 오래 남아 있게 될 것이다. 특히 질병관리본부 정은경 본부장은 차분한 언행으로 국민들에게 큰 지지를 받고 있다.

국가가 위급할 때 솔선수범하는 사람이 나오는 법이다. 건강한 사회란 예증이 된다. 입술이 부르튼 그에게 기자가 잠은 1시간도 못 자는 것 같다고 위로의 말을 전하자 그것보다는 많이 잔다고 대답했다. 의료 관계자의 신뢰는 사회를 안정시키는 데에 절대적인 힘을 발휘한다.

<시사 IN>의 여론조사에서 점수를 박하게 받은 그룹은 어디일까? 미래통합당(-56), 종교기관(-46), 언론(-45)이 1,2,3 위를 기록했다. 생각할 여지가 많다. 제1야당 미래통합당은 코로나19 사태에서 자기 역할을 하나도 못했다. 국가의 환난 앞에 정부 여당 태클만 난무했다. 지난 총선의 저조한 결과에 한 원인이 되었다.

여당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은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정치를 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국민의 눈은 많이 높아졌는데 아직도 과거 권위주의 정권에 길든 자세로 처신하면 안 된다. 그래서는 앞으로도 국민의 지지를 이끌어내기 어렵다. 깊이 생각해 볼 문제이다.

신뢰도 하위 2등을 한 종교기관은 교회를 지칭하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에서 유독 기독교만이 확진자 발생률이 높았다. 여기에 이단 신천지까지 더하면 코로나19 확진자와 기독교의 연관성은 객관적으로 설명하기 힘들 정도로 많다. 이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깊은 성찰이 요구된다.

몇 가지 제기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 기독교는 유일신 사상에 기초한다. 사람보다는 하나님 한 분에게 크게 의지하는 경향이 있다. 관습과 제도보다 한 분 하나님이 절대적으로 작용한다는 얘기다. 코로나19 확산을 염려해 사회적 거리두기 및 생활 속 거리두기 지키는 것을 믿음이 연약한 것으로 보기도 한다.

보건 당국의 감염 예방 지침을 기독교 탄압이라고 공공연히 말한다. 그것도 개별적 목소리가 아니라 큰 교단들이 앞장서서 그런 문제를 제기할 땐 할 말을 잃는다. 종교의 궁극적 목적이 무엇인가. 영육이 건강해야 신앙생활도 잘 할 수 있다는 상식적 지식만 알아도 ‘기독교 탄압’ 운운 말은 못할 것이다.

폐쇄적 기독교가 사회의 지탄을 받은 지 오래이다. 나만 옳고 다른 생각은 다 틀렸다고 보는 안이한 인식이 독선적 기독교를 양산했다. 강자에 약하고 약자에게는 한 없이 강한 기독교인, 이데올리기에 종속되어 상대를 무조건 적으로 보는 눈, 여기에서의 상대는 구원의 대상이 아니라 바로 사탄으로 화한다. 위험한 사고발상 아닌가.

코로나19와 직접적 연관은 없다. 얼마 전 박원순 서울시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수구꼴통의 대명사격인 전광훈 같은 이는 그들 집회를 방해한 죄라며 서울시장을 하나님이 치셨다는 말을 스스럼없이 해댄다. 한 걸음 더 나아가 박원순이 죽으니까 국민들 얼굴이 펴졌다, 문재인은 제발 자살하기 않기를 바란다... 이런 저주의 말을 퍼부었다.

이명재 목사(본 신문 발행인, Ph. D)

기독교의 가치를 추락하게 하는 언행임은 두 말할 나위없다. 전광훈도 전광훈이지만 그 저주의 말에 ‘아멘 아멘’하는 이들이 더 문제다. 악화는 동조하는 세력이 있기 때문에 양화를 구축할 마음을 갖게 되는 것이다. 신뢰는 말과 행동의 결과이다. 이런 천박한 기독교가 하나님의 이름을 참칭하며 발호하는 이상 기독교의 대국민 신뢰도 회복은 요원하다. 어떻게 해야 하나!

발행인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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