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기고] 송언석 당선자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들

먼저 당선된 데 대해 축하의 박수를 보낸다. 송 의원은 21대 국회의원 당선으로 재선의 영광을 안게 되었다. 재선은 3선의 전 단계로 중진 정치인 반열에 들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징검다리와도 같다. 그의 장도에 대한 예감이 좋다.

13일 간의 공식 선거운동은 어떤 총선보다 어려운 조건이었다. 코로나19라는 역병의 창궐은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블랙홀과도 같았다. 그런 상황에서 하는 선거운동이란 제한이 따를 수밖에 없다. 후보들에게는 옥쇄와도 같았다.

선거운동은 곧 사람을 만나는 일이다. 하지만 사람들을 마음대로 만날 수도 없었다. 비대면 운동을 해야 하는데 나사 하나 빠진 기계처럼 몹시 부자연스러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송 후보는 지난 보궐선거 때처럼 열심히 뛰었다.

그 결과 당선의 영광을 얻게 된 것이다. 송 의원 개인과 주위 사람들에게는 큰 기쁨이겠다. 그러나 소속당인 미래통합당을 생각하면 결코 얼굴을 펼 수 없을 것이다. 완패 내지 참패라는 표현을 써야 할 정도로 부진했기 때문이다.

황교안 대표가 선거 패배에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개표 도중 사퇴를 선언한 것이다. 미래통합당은 당장 지도력의 공백으로 어려운 상황을 맞게 되었다. 야당이 건강해야 정치가 전반적으로 발전하는 법인데 몹시 걱정이 된다.

송언석 당선자는 젊고 지역 기반이 튼튼한 만큼 자신감을 갖고 의정에 임할 필요가 있다. 혼란에 직면한 당의 상황에서 송 의원이 할 일이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지역민의 한 사람으로 애정을 갖고 몇 가지 당부를 하고자 한다.

먼저, 공감의 정치를 주문하고 싶다. 공감의 정치란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니라 잘 하는 것은 협조하고 잘못하는 것은 바로 잡도록 노력하는 것을 말한다. 반드시 전제되어야 할 것은 개인이나 당의 입장이 아닌 국민의 입장에 서 있어 달라는 것이다.

이번 총선에서 막말 정치인들의 운명을 보았을 것이다. 차명진, 민경욱, 김진태, 주광덕, 전희경 등의 의원들이 고배를 마셨다. 개인의 능력으로 보면 출중한 사람들이다. 그러나 국회의원으로서 말에 대한 절제력이 대단히 부족했다.

이들의 막말에 소수의 극우세력은 환호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눈살을 찌푸렸다. 더 문제는 이들을 당에서 부추기는 분위기였다는 점이다. 그런 당의 막말 후보들이 선거구민의 따끔한 심판을 받은 것이다.

여기서 송 의원은 어떤 입장에 서 있었나. 엘리트 코스를 밟고 고위 관료 생활을 해 온 사람의 특징이 있다. 매사에 합리적이면서도 이성적이다. 송 의원이 딱 여기에 해당된다. 자당 내 막말하는 사람들을 만류할 위치에 있었다. 그러나 그는 침묵 내지 동조했다.

두 번째, 지역의 일보다 중앙의 일에 비중을 두고 일할 것을 부탁하고 싶다. 국회의원을 중앙 정치인이라고 말한다. 출신 지역을 대표하는 게 아니라 국민을 대표하는 사람이 국회의원이다. 지역은 지역 정치인에게 맡기면 된다.

송 의원이 이 점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지역 사정을 잘 알고 지역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할 사람들은 지역 정치인들이다. 이들이 중앙 정치인의 하수인으로 만드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국회의원은 지역의 정치인들이 일할 수 있는 분위기만 만들어 주면 된다.

사진=뉴스1

세 번째, 어려운 부탁이 될지 모르겠지만 다양한 사람들에게 골고루 소통하는 국회의원이 되기를 바란다. 정치인의 단점 중 하나가 자신의 의견에 동조하는 사람에게만 귀 기울이는 경향이 있다. 다른 의견은 쉬 배척하며 멀리하려 한다.

사람을 구별하는 것 같이 기분 나쁜 일은 없다. 이런 정치인은 단명 하는 것을 많이 보아 왔다. 중앙 활동뿐 아니라 지역에 내려 와서도 사람을 구별하지 않는 자세를 견지하면 좋겠다. 큰 정치인은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에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넷째, 송 의원에 대한 평가 중 하나가 '서민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런 말을 자주 들었을 것이다. 선출직 공직자는 표를 먹고 사는 사람 아닌가. 김천의 유권자는 대다수가 서민이다. 그들의 마음을 새기면서 의정 활동을 하기 바란다.

이번 총선에 당선된 대구ㆍ경북 당선자들의 면면을 살펴보자. 솔직히 개인의 능력보다는 지역주의에 기초해 당선된 측면이 크다. 송의원이 아닌 다른 사람이 미래통합당 공천으로 이곳에 나왔다고 해도 무난히 당선될 수 있었다는 얘기다.

21대 국회는 여대야소가 되었다. 양당 체제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자칫 시종 강대강의 대립 국회로 흐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여기서 송 당선자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를 깊이 고민해야 한다. 투쟁의 전사가 될 것인가 아니면 화합의 비타민이 될 것인가.

이명재 목사(본 신문 발행인, Ph. D)

큰 정치인은 자기 당뿐 아니라 상대 당으로부터도 인정을 받을 수 있을 때 가능하다. 다른 진영에서도 ‘그 의원이라면 얘기가 될 수 있을 거야’라는 소리를 들어야 한다. 송언석 당선자가 어려운 정치 상황을 지혜롭게 풀어가는 키맨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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