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르르릉...

"예, 김천일보입니다."

"한 가지 물어 볼 게 있어서 전화했습니다. 아니, 기사 거리가 코로나밖에 없습니까요? 코로나로 온통 도배를 하고 있으니... 허기사 중앙지 지방지 가릴 것 없이 다른 신문들도 마찬가지이긴 하지만..."

신문사로 가끔 항의성 전화가 걸려 온다. 이번에 받은 전화는 코로나19 기사로 지면이 차고 넘치는 것에 대해 불만의 감정을 토로하는 전화였다. 기사를 쓰고 편집하면서 데스크에서도 이 점이 마음에 걸려 생활ㆍ문화 등 분야 기사 거리를 찾아보지만 이런 기사도 결국은 코로나19와 맥이 닿는다.

사진 = 연합뉴스

오늘 우리 신문 기사 20개(최근 순)를 살펴보았다. 12개가 코로나 바이러스 기사였다. 절반을 넘어 60%가 그 기사다. 항의성 전화를 한 독자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었다. 그렇다면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가? 

몇 가지가 먼저 잡힌다. 어떤 이들은 지금의 국면을 '코로나 전쟁'이라는 표현을 썼다. 전쟁은 목숨을 보지(保持)하는 데에 모든 것이 집중된다. 천하보다 귀한 목숨이 생사의 갈림길에 있다면 그 생명을 구하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신문에서 비중 있게 다루는 이유의 하나이다.

둘째, 앞엣것과 연결되지만 코로나로 인한 생사의 격전지가 대구ㆍ경북이다. 1천 여 명의 확진자 중 거의 절반이 이 지역에 쏠려 있다. 경북의 경우를 보면 전 도에 확진자가 골고루 분포해 있을 정도로 이미 안전지대는 없게 되었다. 남의 일이 언제 내 일이 될지 모른다. 언론이 한시도 관심을 거둘 수 없다.

셋째, 전염성이 강한 병은 예방이 최선이다. 예방을 하려면 상황을 알아야 한다. 확진자가 누구며 그의 동선(動線)은 어떠하며 감염의 정도가 높은 곳은 어디이며 등의 정보를 시시각각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 그런 정보를 제공해 주는 데가 신문ㆍ방송 등 언론이다. 그러니까 코로나19가 기사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현상이다.

이럴 때일수록 마음을 훈훈하게 하는 미담 기사도 필요하다. 그런 기사조차도 코로나19와 별개가 아니라는 사실을 쉬 알 수 있다. 연예인들이 대구ㆍ경북의 코로나 퇴치에 써 달라며 적지 않은 액수의 성금을 전달한다든지, 호남 지역의 기관과 단체들이 구호 물품을 전달하는 기사가 그런 예이다.

그 뿐 아니다. 서울의 젊은 의사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자원해서 대구ㆍ경북 지역으로 의료 봉사를 오는 일도 있다. 하나 더 포함시키자. 공무원들이다. 24시간 비상근무를 하며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씨름하는 모습을 본다. 누가 뭐라 하든 그들은 지역을 지키는 든든한 역군들이다.

이상은 전화를 주신 독자에게 답변한 내용이다. 그 독자가 고마운 것은, 데스크의 말에 충분히 이해하고 동감을 해 주었다는 것이다. 보는 시야를 넓혀 주어 감사하는 인사까지 했다. 어려운 여건에 놓여 있는 지역 언론이지만 이럴 땐 작은 보람을 느끼게 된다.

취재부  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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