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들과 짧은 여행을 하는 중에 
거창양민학살의 현장에 잠시 들렀습니다.

‘거창사건 추모공원’은 6.25전쟁 중이던, 
1951년 2월 9일에서 11일까지 거창군 신원면에서 
일부 국군에 의해 집단으로 희생당한 양민들의 넋을 위로하고 
그들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하여 조성한 공원입니다.

중공군의 개입으로 후퇴하던 국군이 
1951년 2월 마을 주민들을 빨치산과 내통했다는 죄목으로  
다이너마이트를 폭파시켜 죽이고 살아남은 사람들은 총살했습니다.

당시 총살당한 주민 719명 중, 15세 이하 남녀 어린이가 359명, 
16~60세가 300명, 60세 이상 노인이 60명이었다니 
이 사실만 봐도 그들은 빨치산이 아니었던 거지요. 
박산골 한 곳에서만 517명을 총살했다고 합니다. 

희생자들을 안장한 위령 묘지를 둘러보니 
우리나라 현대사의 비극에 저절로 숙연해졌습니다.

당시의 국군은 빨치산 토벌의 성과를 올리기 위해 
무고한 양민들을 대량 학살하고 사건을 끝까지 숨기려고 했으나 
국회차원의 진상조사로 범죄자들에게 무기징역 등의 선고를 내렸습니다. 

그러나 당시의 대통령 이승만은 범죄자들을 모두 석방시켜주고 
일부는 경찰간부로 채용하기도 했습니다. 
참으로 슬프고도 어두운 한국 현대사입니다.

신일순이라는 한 아이의 비석에는 
‘생 1950. 6. 3 ~ 졸 51. 2.11’이라고 씌어 있었습니다. 
불과 8개월밖에 안 된 어린아이였습니다.

정윤영  gcilbonews@daum.net

정윤영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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