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낭만에 대하여..... 

사진이 조금 이상하지요? 
그렇다고 놀리지는 마십시오.
우중충한 날씨라 커피가 마시고 싶어서 어느 카페에 들렀더니 구석에 기타가 놓여져 있데요. 그래서 친구가 기타를 들고 잠시 폼을 잡았습니다.

이왕에 사진을 올렸으니 글의 제목으로 잡은 '낭만에 대하여' 몇자 적겠습니다.
중년사내들이 좋아하는 최백호라는 가수가 있습니다. 얼굴은 늘 부스스하고 목소리는 쉰 듯이 갈라진 분이지요.

그분이 불렀던 노래 "낭만에 대하여..."
'트로트'라고 하는가요? 어떤 사람들은 부르기 쉽게 '뽕짝'이라고도 하더만요.

나는 그분의 "낭만에 대하여"는
마지막 가사가 너무 마음에 들데요.

"이제와 새삼 이 나이에 청춘의 미련이야 있겠냐만은 왠지 한 곳이 비어있는 
내 가슴에 다시 못 올 것에 대하여 
낭만에 대하여..."

고급진 사람들은 유치한 가사 아니냐고 하시겠지만 제가 볼 때는 중년 남녀의 가슴을 후벼 파는 것 같기도 하구요. 첫사랑의 향수에 빠져 들게 하는 노랫말처럼 보여서 참 좋던걸요.

노래를 가만히 듣고 있으면 흑백의 영상이 지나가는 듯합니다. 옛날식 다방의 창밖으로는 궂은비가 부실수실 내리고, 우수에 젖은 색소폰 소리는 흐느끼듯 잔잔하게 흐르고, 탁자 위에는 도라지 위스키 한잔이라....

그나저나 도라지 위스키는 어떤 맛일까요? 인생의 달고 쓴맛을 합쳐놓은 그런 맛일까요? 아니면 가물거리는 첫 키스의 달착지근한 순한 맛일까요?

ㅎ...다시 현실로 돌아 왔습니다. 
물론 이곳은 옛날식 다방이 아닙니다.
간판이 특이하게도 "호두와 나무"라고 적혀 있네요. 도라지 위스키도 없었고
실없이 농담을 던지고 싶은 새빨간 립스틱을 바른 마담 또 한 없었습니다.

따뜻한 커피 한잔에 호두쿠키, 주인장이 애용한다는 기타가 가지런히 놓여 있는
분위기가 특이한 카페입니다.

커피도 다 마셨으니 이쯤에서 글을 
끝마쳐야겠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낭만이란 게 무엇일까요? 사람들은 감상에 잘 젖어드는 사람을 가리켜 낭만적인 사람이라 하데요. 뭐 가끔은 부정적인 의미로 쓰이기도 합니다만... 이성적이 아니고 불필요한 감성에 의존한다는 뜻이 숨어 있겠지요?

어쨌거나 나이를 자꾸 먹어가니 
성격도 변하는가 봅니다. 다른 사람들이 "낭만적인 사람" "로맨티스트"라 불러도 살아가는데 큰 지장은 없을 듯도 합니다.

문홍연  gcilbonews@daum.net

문홍연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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