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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작가 문홍연의 # 일상 - 똥재를 넘다가....
문홍연 | 승인 2019.10.07 23:16

#일상
똥재를 넘다가...

              조용한 일
                           詩 /김사인(1956~  )

이도 저도 마땅치 않은 저녁
철 이른 낙엽 하나 슬며시 곁에 내린다
그냥 있어볼 길밖에 없는 내 곁에
저도 말없이 그냥 있는다
고맙다
실은 이런 것이 고마운 일이다.
***  ***  ***  ***  ***  ***  ***  ***
시(詩)하고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농부로 살고 있습니다. 아침 일찍 똥재를 넘다가 주파수를 고정해 놓은  MBC에서 김사인 시인의 "조용한 일"이 흘러 나왔습니다. 그것도 맑은 목소리의
여자 아나운서가 나직하게 읽어줍니다  잠시 잠깐 동안 멍~~했습니다.
단 몇 줄로 어쩜 저렇게 사람의 마음을 감동시킬 수가 있을까요? 참말로 시인은
언어의 마술사라는 생각까지 듭니다. 
이곳 똥재에도 태풍 "미탁"이 할퀴고 간 상처가 너무나 깊습니다. 
넘어지고, 패이고, 사라지고....
어쩌면 굳건하게 버틴 벌개미취가
기적인지도 모르겠네요. 차를 세우고는 꽃을 한참이나 바라봤습니다.
시의 마지막 연(聯)에 적힌 것처럼
"고맙다. 
실은 이런 것이 고마운 일이다" 이말 밖에는 달리 할 말이 없을 듯도 합니다.

문홍연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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