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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시평] 지식인의 행동과 책임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철학박사)
발행인 | 승인 2019.09.19 12:54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누구나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다. 생각이 같은 사람들이 집단으로 의견을 모아 표현할 수도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런 행동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이다.

지식인이라고 할 수 있는 대학교수들이 조국 법무부장관 임명에 대해 기자회견을 통해서 반대 의견을 표시한다는 소식이 들린다. 전국 230 여 대학에 소속된 1천 5백 여 명의 교수들이 서명에 동참했다는 전문이다.

그들은 공명사회를 위한 대학교수 모임이라는 조직을 급조해 사발통문(沙鉢通文)을 돌려 서명을 독려한 모양이다. 그런데 아쉬운 것은 각 대학 서명 대표 교수만 명기하고 나머지는 이름을 감춘다고 한다.

비겁한 행동이다. 조국 법무장관 임명이 의롭지 못한 일이고 국민의 의사에 반하는 일이어서 반대한다면 떳떳하게 이름을 밝히면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게 옳다. 지금은 대통령을 빨갱이라고 해도 잡아가지 않는 시대 아닌가.

서울대를 비롯해 몇몇 대학에서 조국 반대 촛불집회를 했을 때 참석한 학생들이 가면을 쓰고 나와서 여론의 비판을 받은 적이 있다. 자기의 주장이 옳고 당당하다면 얼굴을 가릴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다.

이름을 감추고 조국 임명에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하는 교수들은 이런 학생들만도 못하다. 급조된 조직의 성명서라는 게 원래 몇 사람이 주동해서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모양새를 띄게 된다. 하지만 지성인이라고 하는 대학 교수들의 성명은 좀 떳떳해야 하지 않을까.

4.19혁명 때 학생들의 시위에 기름을 끼얹는 역할을 한 것이 대학교수 데모였다. 대학교수들의 행동은 그만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이 때 교수들이 이름도 밝히지 않고 성명서라고 내놓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교수들의 언행은 그 누구의 그것보다도 비중 있게 받아들여진다. 지식인들의 객관성과 합리성 그리고 지적 판단력을 믿기 때문이다. 군사 정권 때 불의에 반대한 대학교수들이 있다. 이들은 자신들의 직(職)을 걸고 성명서에 이름을 올렸다.

해직이라는 혹독한 대가를 치렀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지금의 대학 교수들, 조국 법무장관 임명이 정의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확신한다면 대학교수 직은 내 놓지 못하더라도 이름은 당당히 밝혀야 하지 않을까.

폴 존슨은 영국을 대표하는 언론인이다. 양심적인 저널리스트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지식인의 두 얼굴』이라는 책에서 지식인들의 이중성을 폭로하고 있다. 행동한 것에 대해 책임지지 않으려는 속성을 예리하게 파헤치고 있다.

이번 성명을 발표한 공명사회를 위한 대학교수 모임에 각 대학교 대표로 이름을 올린 교수들의 면면을 보니 4대강 지지 성명, 역사교과서 국정화 지지 등에 이름을 올린 사람들이 주축이었다. 소위 뉴라이트 계열의 교수들이란 얘기다.

지식인이 자기 역할을 하지 못할 때 국가는 쇠망한다. 역사가 주는 교훈이다. 천년 왕국을 구하던 로마의 멸망도 지식인들의 나태와 쾌락주의가 주 원인이었다. 중세의 쇠퇴도 지식인이라고 하는 성직자들의 타락에 기인한 바가 크다.

혹자는 지식인은 차고 넘치되 지성인이 없는 세태를 안타까워한다. 지식인은 배운 것을 기계적으로 사용하며 자기 유익을 먼저 채우는 사람을 일컫는다. 지성인은 자신이 습득한 것을 사회를 위해서 선용하는 양심적인 사람들을 말한다.

이명재 목사(본 신문 발행인, Ph. D)

장막 뒤에 숨어서 조국 반대를 외치는 대학 교수들은 과연 어디에 속하는 사람들일까. 지식인일까 아니면 성숙한 지성인일까. 노엄 촘스키는 지식인의 책임은 일반 대중의 그것보다 훨씬 엄중하다고 했다.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발행인  lmj228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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