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석할 마음은 반반이었다. 아니, 다른 일을 처리해야 하니 불참 확률이 80%쯤 된다고 할까. 아무리 교육에 관심이 많다고 해도 다른 일을 제쳐두고 갈 위인이 아직은 못 된다. 추적추적 내리는 봄비도 이런 마음을 굳게 하는 데 한 몫을 했다.

그런데 두 가지 변수가 생겼다. 오늘 중으로 처리해야 할 총회 본부 행정문서 발송이 30일까지 하면 된다는 연락이 왔다. 이런 게 게으른 사람에겐 기쁜 소식 중 기쁜 소식에 해당된다. 거기에 토론회에 참석할 기자가 없는 것이 마음을 돌이키게 만들었다.

요 몇 년째 김천교육지원청의 왕성한 활동이 돋보인다. 교육은 우리의 미래를 준비하는 보험과도 같다는 말을 누군가가 했다. 교육을 자본주의 경영논리에 대입하는 것 같아 미안하지만 이것은 사실이다. 교육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오늘(4월 29일) 경상북도 김천교육지원청(교육장 마숙자)에서 의미 있는 행사를 하나 마련했다. 이름 하여 ‘2019 학교지원 강화를 위한 현장소통토론회’, 부제(副題)가 더 멋있다. ‘교육가족 모두가 행복한 김천교육’. 교육가족 모두가 행복하면 시민 전체가 행복한 거나 마찬가지다.

김천시문화예술회관 1층 소공연장이 토론회 장소이다. 오후 2시에 시작하는 줄 알고 맞춰 갔다. 그러나 아직 사람들이 많이 오지 않은 상황이었다. 준비하는 측에서는 일기에 많은 신경을 썼을 것이다. 왜 그런 것 있지 않은가. 잔치와 비는 상극이라는 것!

오후 2시 30분이 지나자 식전 공연이 시작되었다. 정확한 이름은 모르겠으나 공연하는 팀이 운곡초등학교 학부모들로 구성된 기타 동아리 ‘어깨동무’라고 한 것 같다. 같은 복장에 같은 손놀림, 세 곡의 노래를 매끄럽게 연주해서 참석자들에게 신선함을 선사했다.

행사장에는 많은 사람들이 참석했다. 비가 오는 데도 아랑곳하지 않는 것 같다. 경북도교육청 임종식 교육감은 오늘의 게스트이다. 그리고 도 교육청에서 관련 간부들이 자리를 함께 했다. 행사 준비를 위해 애쓴 김천교육지원청도 마숙자 교육장을 비롯해 직원들이 많이 참석했다.

이뿐 아니다. 김천의 유초중고등학교 교(원)장들도 바쁜 시간을 내어 발걸음을 했고, 각 학교 운영위원장들과 학부모회장, 녹색어머니회 회장 및 학부모자원봉사자 회장과 단체 관계자 200 여 명이 참석했다고 하니 교육에 대한 관심과 열의를 읽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김천시 김충섭 시장과 시의회 김세운 의장도 토론회에 참석해서 지역 교육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이며 참석자들을 격려했다. 그들은 잡혀있는 회의 때문에 중간에 자리를 떴다. 본 행사는 마숙자 교육장이 김천교육의 현황에 대한 보고가 있었고 이어 임종식 교육감이 참석자들에게 인사말을 했다.

임 교육감은 "취임하고 첫 번째 한 일이 불필요하거나 형식적인 일을 없애는 것이었고, 이것은 업무의 합리적 개선의 일환이었다"고 말했다. “불필요한 일을 줄이는 것과 업무의 합리적 개선이 경북 교육 운영의 두 축이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토론회는 참석자들이 질문하고 임종식 교육장이 답하는 식으로 진행되었다. 나온 질문들은 복식학급 문제의 해결, 시내와 면 단위 구역 제한 문제, 방과후교실 방학 때에도 오후까지 연장해 줄 것, 학생자원봉사자 활용 등이 건의 되었다.

또 무상급식의 유초중고 전면적 실시, 각 학교 보건교사 충원, 작은 학교 지원을 확대해 줄 것, 중앙고의 율곡동 이전 문제 등 다양한 질문들이 쏟아졌다.임 교육장은 건의와 질문을 받은 뒤, 여건이 되는 대로 교육지원청과 각 학교 책임 단위와 검토해서 시급한 것부터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질문들이 모든 학생에게 다 해당되는 일반적인 것이 아니라 특정 지역의 특정학교에 한정된 것들이어서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경북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도 교육감을 직접 만나 의견을 교환하고 생각을 나누었다는 자체만 해도 의의가 없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임 교육감은 ‘시 울림이 있는 학교’를 만들려고 노력한다. 시는 문학의 한 장르다. 시인의 마음을 갖고 교육을 한다면 학생들도 시심(詩心)을 갖고 세상을 보게 될 것이다. 임 교육감은 이날 토론회를 끝내면서 김종해의 시 '그대 앞에 봄이 있다'를 낭송해서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았다(글 / 이명재 발행인, 사진 / 이보라 시민기자부장).

이명재  lmj228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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