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선진화법으로 조금 잠잠하다 싶던 국회 폭력 사태가 다시 발호하기 시작했다. 민의의 전당이라는 국회의 이 모습을 아이들이 볼까 두렵다. 모든 게 실시간으로 중계되는 시대이니 아마 우리 아이들도 국회의 폭력 사태를 똑똑히 보았을 것이다.

누굴 탓하랴, 뽑아준 유권자의 잘못이지… 라고 한탄하는 사람도 없지 않다. 그러나 꼭 그렇게만 볼 문제도 아니다. 머리를 조아리며 한 표를 부탁할 때는 전혀 조폭의 행동대원 기미를 발견할 수 없었다. 사람의 속은 헤아리기 어렵다고 한 말이 빈 말이 아니다.

‘독재 타도, 헌법 수호’를 외치며 한 팔을 치켜드는 자유한국당 대표를 보는 눈도 생소하기는 마찬가지다. 이들이 진짜 독재가 사회를 결박하고 있을 때 저런 결기를 보여주었던 적이 한 번이라도 있었던가. 도리어 독재를 수호하는 홍위병들이 아니었던가.

다른 사람은 그렇다 치자. 인간은 원래 카멜레온성 기질을 가지고 있다고 하니까. 아무 기준 없는 변신이 그들의 생존전략 내지 보신책이라고 그냥 쉽게 생각하자. 그러나 한 사람, 우리 지역의 국회의원 송언석은 좀 달라야 하지 않을까. 이것도 과잉 기대인가.

어제(4월 25일) 국회의 난장판 가운데 송언석 의원의 얼굴도 TV 화면을 많이 탔다. 사보임의 대타로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의 명단이 제출된 직후 같다. 채 의원이 사개특위에 출석하려 하자 물리력으로 막아선 것이다. 자유한국당 의원 10여명이 그를 지켰다.

국회의원을 하려면 원래 힘도 쓸 줄 알고, 임기응변에도 능하고 적당하게 술수도 부릴 줄 알아야 한다는 말이 있다. 여야 대치로 폭력이 끊임없을 때 돌아다닌 말들이다. 이런 말에 익숙한 나는 송언석이 국회의원이 되려고 했을 때 적잖게 걱정을 했다.

엘리트 코스를 밟고 살아 온 그, 경제관료로서는 최고의 자리라고 할 수 있는 기획재정부 차관보까지 지낸 송언석이다. 그는 경제학 박사로 실물과 이론 경제 양쪽에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 그런 신사가 육체적 힘을 겸비해야 통하는 여의도에 적응할 수 있을까.

이런 점을 그러나 송언석은 일찍 간파한 것 같다. 상황에 맞닦뜨리면 감당하는 게 사람이라고 하지만, 그는 정말 잘 훌륭하게 중앙정치에 적응해 갔다. 모르긴 해도 행정부 관리로 있을 때 많이 보아 온 선행 학습이 일정 부분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다.

그는 국회에 입성하자마자 태극기부대를 능가하는 언행으로 사람들의 눈에 올랐다. 생각이 있는 사람들이 흔히 가짜 뉴스 생산 공장이라고 부르는 극우 성향의 개인 방송에 출연해 그들 입맛에 맞는 논리를 주저리 주저리 쏟아냈다. 정치를 오래 할 사람이 말이다.

국회의장을 겁박해서 행동을 억제시키며 여성 국회의원으로 하여금 성추행 당했다고 고소 운운 하는 자유한국당이다. 독재에 굴종했던 그들이 독재 타도를 외치며 국회를 소란스럽게 만들고 있다. 여성 당직자들을 앞세워 집단 폭력도 불사한다.

이 중앙에 경제학 박사 송언석이 행동대원의 한 사람으로 활약(?)을 하고 있다. 사개특위 등 회의를 불발시킨 뒤 그는 승리의 환호를 질렀을 테지만 옆에서 보기엔 무척 안쓰럽다. 과연 저렇게 밖에 하지 못할까. 이성적 행동으로 사람들을 자기편으로 만들 수도 있을 텐데….

국회선진화법은 제18대 국회에서 도입했다. 새누리당(자유한국당의 전신)이 집권여당이었을 때다. 동물국회란 말을 들으며 국민들의 싸늘한 시선을 부담스러워한 새누리당의 젊은 국회의원들이 더 이상 당의 집단 폭력 사태에 함께 하지 못하겠다는 공감대가 단초가 되었다.

젊은 생각은 청초하고 정의에 그만큼 가깝다. 당리당략에 얽매이기보다 국가와 국민을 먼저 생각하며 정치에 임해야 한다. 송언석 의원은 세상을 폭넓게 볼 줄 알아야 한다. 큰 정치인은 자기 당뿐 아니라 상대당 사람들도 존경의 눈으로 바라봐 줄 때 가능하다.

이명재(본 신문 방행인, 철학박사)

국회의사당 집단 폭력의 행동대원? 과연 송원석이 할 일일까? 김진태나 장제원 등 물불 가리지 않고 날뛰는 사람들의 영역이지 송 의원의 영역이 아니라고 나는 생각한다. 우리 지역도 큰 정치인 한 사람 만들어 보자는 마음에서 하는 말이다. 오해 없기 바란다.

발행인  lmj228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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