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는 우리 사회에서 끝장이다. 지위고하가 없다. 공든 탑을 하루아침에 무너뜨리는 것이 성범죄이다. 조심할 일 중에 으뜸의 자리에 있다. 오늘 국회의장이 성추행을 했다고 해서 사회가 시끄럽다. 사실이라면 국회의장은 당장 구속감이다.

그렇지 않을 땐 시시비비를 가려야 한다. 사안을 성추행으로 비화해 본말을 전도하려는 자들이 있다면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해야 한다. 갈수록 우리 정치가 막장이란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다. 나뿐이 아닐 것이다. 국회 해산 이야기까지 나오는 지경이 되었다.

지금 패스트 트랙(국회에서 발의된 안건을 신속처리하는 제도)을 놓고 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 평화민주당 정의당이 찬성 당론을 정했다. 제1야당인 자한당만 반대하고 있는 형국이다. 반대하는 데 대한 명확한 설명도 또 명분도 없다. 그저 아집만 있을 뿐이다.

반대를 위한 반대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마치 일제 강점기 나라를 찾는 독립투사의 결기로 반대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오직 사즉생(死即生)의 자세다. 오늘 자한당 국회의원들이 국회의장실로 몰려갔다. 80 여명이 떼를 이뤄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자기 당도 아니다. 바른미래당 의원이다. 오신환 의원의 사개특위 사보임을 허가하지 말라고 국회의장에게 요구하려고 갔다. 바른미래당은 패스트 트랙 찬성을 당론으로 정했다. 오신환 의원 개인이 반대하고 있다. 사개특위에서 반대표를 던지겠단다.

그러니까 자한당으로서는 오신환 의원만 잡으면 된다고 판단한 듯. 그러나 솔직히 말해서 정치의 정도로는 생각되지 않는다. 바른미래당에서 결정된 당론을 한 사람의 사개특위 위원에 매달려 국회의장에게 떼를 쓰며 막으려는 것 말이다.

국회를 민의의 전당이라고 한다. 떼를 쓰고, 겁박하면서 물리력을 행사하는 것은 정치의 수준을 현저히 떨어뜨리는 것이다.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많은 국민이 공수처 설치를 지지하고 정치 개혁을 바라고 있다. 일부 세력의 등에 업혀 극렬 반대하는 것, 나라를 혼란스럽게 만들 뿐이다.

자한당에서 성추행이라고 주장하는 영상을 봤다. 다분히 의도된 행동이었다는 게 나의 생각이다. 문 의장이 나가려는 것을 막으면서, ‘여성 의원을 앞세워라’, ‘스크럼을 짜라’ 등의 소리가 그것을 뒷받침한다. 마치 시장 바닥의 이권다툼에서나 만날 수 있는 언동이었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올해 75세다. 집단으로 행동을 막는 가운데서 성추행을 할 국회의장으로 보는 눈들이 의심스럽다. 자한당의 행동을 코메디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자한당의 의도는 분명하다.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패스트 트랙을 무력화시키겠다는 것이다.

그들의 1차적 목적은 성공한 것 같다. 패스트 트랙에 맞춰져야 할 시선들을 국회의장 성추행으로 돌리지 않았나. 자한당, 야당생활 2년이 되어 간다. 이젠 구태를 벗을 때가 되었다. 국민을 의식하며 정치할 때가 되었다. 빼앗긴 정권을 되찾아 오려면 잘 해야 되지 않겠는가.

성추행 범람시대라고 하면 사시(斜視)의 눈으로 보는 사람이 없지 않을 것이다. 연이은 성범죄 폭로로 미투(Me Too)의 폭풍이 지나갔다. 여기에 편승해 개나 소나 그것과 연결지어 이득을 취하려고 한다. 정치인들도 예외가 아니다. 참으로 국회의 질을 저락시키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자한당이 여성 국회의원들이 의장실로 몰려가 현수막을 내걸고 국회의장 사퇴를 주장했다고 한다. 성추행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한다. 양치기 소년처럼 되잖은 것을 성추행으로 몰 때, 진짜 성추행도 보호막이 옅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없지 않다.

국회의장 겁박하며 반 감금했다. 국회의장이 밀치고 나가려는 상황에서 한 여성 의원과 접촉이 있었다. 밀고 밀리는 상황이었다. 이것을 성추행으로 비화시켰다. 패스트 트랙은 희미해졌다. 이런 의도가 조금이라도 잠복되어 있다면, 문제는 부메랑이 되어 자한당에게로 돌아갈 것이다.

도대체 문제의 발단이 어디에 있는가. 자한당 의원들이 국회의장실로 몰려가 다른 당 의원의 사개특위 위원 사보임을 막아줄 것을 확답해 달라고 윽박지른 것이 문제의 발단 아닌가. 민의의 전당에서 민주주의를 포기하려는 듯한 돌출 행동은 국민으로부터 지지를 받을 수 없다.

이명재(본 신문 발행인, 철학박사)

벌써 가짜 뉴스를 만들어 퍼뜨리는 극우 사이트들이 활개를 치고 있다. 국회의장이 성추행을 했다는 것을 기정사실화 해 빠른 속도로 확산시키고 있다. 이번 기회에 사건의 본질을 철저히 수사해서 억지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우리 정치, 정녕 걱정스럽다.

발행인  lmj2284@hanmail.net

발행인  lmj2284@hanmail.net

<저작권자 ©김천일보 김천iTV,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