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인(전 김천대학교 겸임교수, 관광경영학 박사)

봉고, 지프, 버버리, 샤프, 포크레인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제품의 이름(브랜드)이다. 특정 브랜드가 유명해지면 고유명사가 일반명사처럼 사용된다. 소형 승합차를 봉고차로, 굴삭기를 포크레인이라 불렀던 것처럼 브랜드가 일반명사로 통용된다.

비슷한 경우가 또 있다. 특정 지역의 특정 이미지가 우리에게 각인되기도 한다. 영덕대게, 전주비빔밥 등이 그것에 해당한다. 이렇게 특정 지역을 연상시키는 것 중 단연 먹거리가 으뜸이다. 

두 번째로 특정 지역을 연상시키는 것은 무엇일까? 지역 특성을 살린 축제다. 진주 유등(油燈), 보령 머드(mud), 고령 대가야, 화천 산천어 축제 등을 들 수 있다. 

축제는 지역의 이미지를 업그레이드시키고, 브랜드로 자리 잡는 매우 중요한 이벤트다. 성공한 축제는 지역산업과 경제에 많은 도움을 준다. 물론 지역민의 문화생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대표적인 예를 하나를 보자. 무주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은 타 지역에 비해 비싼 가격에 판매된다. ‘반딧불이축제’ 때문이다. ‘반딧불이’는 청정지역에서만 서식한다. ‘반딧불이’가 서식하는 무주의 농산물 역시 오염되지 않은 건강한 먹거리라는 이미지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김천도 지역 브랜드화를 위해 축제를 기획한 적이 있었다. 김천(金泉) 한자의 뜻대로 보면 금(金)이 솟는 샘(泉)이 아닌가?

한때 김천은 금의 생산지로 유명했다. 전성기엔 상업이 활발했고 신작로가 붐볐다. 채굴한 금과 철광석 그리고 석탄을 경부선 열차에 실어 날랐다. 이런 계기로 김천의 교통이 발달하게 되었다.

지역 특산물에서 유래된 김천의 지명 등을 살려 ‘황금축제’를 통해 김천을 대한민국의 엘도라도로 만들고자 추진했었다.

그러나 황금축제를 기획한 2008년, 제2의 IMF라는 금융위기(리먼브라더스 사태)가 터지는 바람에 보류하게 되었고, 지금은 이런 기억마저 사라져가고 있다

과거 김천은 전국 5대 시장의 명성을 얻고, 전국 최대의 우시장과 양과자로 유명했다, 과거의 명성을 다시 찾을 수 있다. 김천은 지금도 많은 자산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에 얼마든지 가능하다.

전국 최고의 스포츠 시설, 사통팔달의 교통, 삼산이수의 자연환경, 우수한 교육 여건, 혁신도시를 중심으로 한 김천의 새로운 성장 동력, 포도와 자두 그리고 호두 같은 우수한 농산물 등은 김천이 가지고 있는 훌륭한 자산이다.

각 지자체는 대기업 유치로 일자리 창출을 노리고 있다. 그러나 현실 가능성은 매우 낮다. SK 하이닉스 반도체 공장 유치를 위해 구미시가 많은 노력을 하였고 기대도 컸다. 하지만 수도권(경기도 용인)에 빼앗겼다. 비록 유치했어도 생각만큼 일자리가 생기지도 않는다. 인공지능과 로봇 등으로 인해 공장에 필요한 인력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대기업 유치를 통한 지역 발전에는 한계가 있다. 몇 년 전 BMW가 독일에 공장을 신축했다. 지역발전에 큰 기대를 했지만, 예상 수준의 1/10밖에 미치지 못했다. 지역발전에 하드웨어가 답이 아니라는 말이다. 

지역 특성을 고려한 문화 산업에서 그 답을 찾아야 한다. 문제해결을 위해, 새로운 세상을 보기 위해 유리창을 닦는 것만으로 한계가 있다. 유리창을 깨어버려야 한다. 그러면 새로운 세상이 보인다. 생각의 전환으로 김천발전을 기대해본다.

이정인  daum.net

이정인  daum.net

<저작권자 ©김천일보 김천iTV,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