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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 겨울잠을 깨우는 봄이해인(시인, 수녀)
편집부 | 승인 2019.02.16 17:04

      겨울잠을 깨우는 봄

                          이해인

이해인 시인(사진=동아일보)

아무리 고단하고 힘들어도

잠시 쉬고 나면 새 힘을 얻는 것처럼

겨울 뒤에 오는 봄은

깨어남, 일어섬, 움직임의 계절

 

‘잠에서 깨어나세요’

‘일어나 움직이세요’

봄은 손으로 입을 가리고 웃는 소녀처럼

살짝 다가와

겨울잠 속에 안주하려는 나를 흔들어댄다.

 

* 동(冬)은 정(靜)이다. 겨울은 시간의 흐름까지 꽁꽁 얼어붙게 한다. 그래서 겨울은 움직이는 것을 싫어한다. 이것은 파쇄(破碎)하는 것은 봄이다. 시인은 그것을 촉감이 아니라 청음(淸音)으로 느끼고 있다. 봄을 소리로 느낄 수 있는 것, 예술가만의 특권이리라. 봄은 해동(解冬)의 계절이다. 자연을 녹이고, 사람의 마음까지 녹게 한다. 비로소 움직이기 시작한다. 시인은 그것을 명사형 어미의 세 단어 '깨어남', '일어섬', '움직임'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래도 아직 둔해 빠진 사람들에게 봄은 속삭인다. '잠에서 깨어나세요', '일어나 움직이세요' 소녀의 목소리로 살며시 다가와 흔들어댄다. 만물이 생동하는 봄은 그렇다면 소녀로 상징되는 계절이 되는 셈이다(耳穆).

 

 

편집부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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