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1. 연말, 아주 바쁜 때에 대담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말, 바쁘네요. 예년에 비해 더 바쁜 것 같습니다. 거기에다 KTX 구미역 정차 문제까지 겹쳐서…

Q2. 바쁜 중 KTX 구미역 정차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김천상공회의소가 반대에 앞장서게 된 이유가 있겠지요?

KTX 구미역 정차가 지역에 미칠 총체적 피해의 중심에는 지역 경제의 핵심 축인 혁신도시가 있습니다. 혁신도시는 우리 지역에 새로운 산업과 기업의 유치, 우수인재 유입의 중요한 기반이 되고 있습니다. KTX가 구미역에 정차하기 시작하면, 혁신도시 성공의 근간인 김천(구미)역에 정차 회수와 유동인구가 줄어들게 되고, 혁신도시는 올바른 기능을 수행할 수 없게 됩니다. 이제 막 도약의 기틀을 다지고 있는 지역경제에 치명상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경제계의 권익을 대변하는 우리 상공회의소가 앞장서게 되었습니다.

Q3. 이 문제는 명분과 논리로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 고등 수학보다 더 어려운 정치적 문제가 개입되어 있다고 생각되는데요, 따라서 김천의 입장에서는 그만큼 풀기가 어렵다고 여겨집니다만... .

예, 쉽지 않습니다. 김천에 비해서 구미가 인구도 많고 경제규모도 크고, 지금 구미시장도 여당이고, 인적 네트워크도 구미가 우리 김천보다 넓다고 봐야지요. 그러나 진정성은 어디든 통하는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우리 김천의 입장이라기보다 국가 전체 차원에서도 명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KTX 구미역 정차 반대에 앞장설 수 있는 것도 이런 확신이 있기 때문입니다.

Q4. 이왕 총대를 메셨으니 앞장서서 김천시민의 뜻을 관철시켜야 할 텐데, KTX 구미역 정차 반대 운동을 어떻게 꾸려 나가실 계획인지요?

반대운동의 출발점으로 ‘정치 반대 범시민 추진위원회(가칭)’가 빠른 시일 내에 구성을 완료하게 될 것입니다. 범시민추진위원회에는 지역 내 분야별 시민단체들을 모두 아우르는 지역의 리더들을 위원으로 초빙하여 시민의 역량을 결집하고 의견을 대변하게 될 것입니다. 이후에는 구미시의 정차 시도와 정부 그리고 정치권의 구미역 정차를 동조하는 문제에 대해 비판 결의문을 채택할 계획을 잡고 있습니다. 또 대대적인 서명운동을 전개하여 시민 모두의 염원을 담아 정부 관계 부처와 정치권에 전달할 예정입니다.

Q5. 김천상의가 지역 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이 큽니다. 이게 반대 운동의 중심에 서게 된 이유가 될 텐데요, 그럼에도 시와 시의회 무엇보다도 시민들과 함께 해야 합니다. 연합 대응의 구체적 방안을 어떻게 잡고 있으신지요?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위원회에 참여하는 분들은 지역의 모든 분야를 대변하고 있는 분들로 모실 것입니다. 촘촘하게 지역 네트워크를 구성하여 KTX 구미역 정차로 인한 문제와 우리의 요구를 시민들에게 정확하게 전달하고, 문제의 심각성을 충분히 인식하도록 하여 시민 전체의 힘을 집중해 나갈 것입니다.

지난 해 우리는 원전정책 전환에 따른 한국전력기술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서명운동을 전개한 바 있습니다. 그 당시 12만 5천 여 명의 시민들께서 동참하여 주셨고, 저를 비롯해 서명운동을 앞장서서 한 사람들이 시민의 응집력에 감동을 받은 경험을 갖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우리 시민들은 하나로 뭉쳐 지역의 미래와 직접적 관계가 있는 KTX 구미역 정차 문제에 대해 강력히 대응해 나가려 합니다.

Q6. 지난 5일 이낙연 총리가 구미를 방문해서 KTX 구미역 정차에 대한 언질을 주기 보름 전쯤이었지요? KTX 문제 어떻게 되고 있는가의 물음에 구미가 가만히 있는데 괜히 나섰다가 긁어 부스럼 만들 수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한 적이 있습니다. 그동안 구미에서는 꾸준하게 물밑 작업을 해 온 것 같은데요... .

장세용 구미시장과 그 지역 국회의원들이 지역구의 발전을 위해 애쓰는 마음도 이해는 합니다. 그러나 이웃 도시의 입장을 헤아리지 않은 일방적인 행동은 용납할 수 없습니다. 구미시는 우리의 이웃 도시입니다. 역사와 미래를 공유하고 어려운 현실을 함께 헤쳐 나가야 할 동반자입니다.

지난 9월 김천상공회의소에서 KTX 구미역 정차에 대해 반대하는 성명서을 발표했습니다. 우리 지역 내에서도 구미와의 동반자적 중요성을 얘기하며 그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기회를 주자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김천과 구미가 ‘윈-윈’할 수 있는 쪽으로 해결할 기회를 준 것입니다.

이번에 이낙연 국무총리의 구미 방문과 문제의 “KTX 구미역 정차 확정”이라는 언론 보다가 나온 후에는 더 이상 좌시할 수 없기에 본격적인 대응에 나서게 된 것입니다.

Q7.우리 김천 지역은 사드 배치의 아픈 경험을 갖고 있습니다. 사드 반대 투쟁 출발은 대단했지요. 범시민을 아우른 투쟁위가 꾸려지지 않았습니까? 그 때 김 회장님도 자문위원을 맡으셨지요. 그런데 투쟁위가 대책위로 나뉘고 또 대책위도 농소 쪽 일부가 떨어져 나가고... . 결국 관(官)이 빠짐으로써 그야말로 용두사미(龍頭蛇尾)가 되고 말았습니다. 김 회장님이 한 언론 인터뷰한 기사를 봤고 또 앞에서도 말씀하셨습니다만 투쟁 조직을 만들고, 시민들로부터 반대 서명을 받고, 청와대와 국토부 등지를 항의 방문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하시는데 과연 이런 것이 올바른 대응 방법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사드 투쟁의 재판으로 흐르면 곤란할 텐데요.

사드 배치는 우리 지역으로서는 뼈아픈 사건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지역 여론은 분열되었고, 사드 배치 인근 지역 주민들은 오랜 투쟁으로 큰 고초를 겪었습니다. 사드 배치는 국가적 문제와 지역의 문제가 결합되어 심한 갈등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그러나 KTX 구미역 정차 문제는 지역적인 이해관계에 기인한 바가 큽니다.

KTX 구미역 정차가 도리의 김천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분들도 극소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김천역에 KTX가 정차하기 때문에 김천역이 수혜를 입는 것이 아니라, 남북내륙철도 건설로 인해 김천역에는 당연히 KTX가 정차할 것이고, 그 KTX를 구미역까지 운행할 것인지는 별도의 문제란 점을 분명히 아셔야 합니다.

만약 김천역에 KTX가 정차한다면 고비용의 KTX를 구미까지 보내는 비효율적 방법 대신 구미역에서 일반 철도를 이용해 김천역으로 오면 쉽게 해결될 것입니다. 따라서 이번 문제는 정치적 문제를 제외하고는 어떠한 명분도 설득력도 없는 주장입니다. 시민 여러분들께서는 이 문제에 대해 확고한 신념으로 반대운동에 동참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Q8. KTX 구미역 정차가 '불가하다'고 주장하시는 근본적인 이유로 어떤 것을 들 수 있겠습니까?(다른 지역 사람이 들어도 수긍이 되는...)

가장 큰 이유는 혁신도시의 활성화를 들 수 있겠습니다. 혁신도시는 노무현 정부 때 국토의 균형발전이라는 정책의 결정체(結晶體)입니다. 김천의 혁신도시가 아니라 경북의 혁신도시입니다. 따라서 건설의 취지에 맞게 발전시켜 나가야 합니다. KTX 구미역 정차는 김천 혁신도시의 침체를 앞당길 것입니다. 국토균형발전에 어긋나는 결정은 정부 스스로 피해야 합니다. 둘째, KTX 김천(구미) 역사를 지금의 위치로 결정한 것은 구미 이용객들을 위한 배려였습니다. 이름도 김천만을 고집한 것이 아니라 ‘(구미)’까지 병기해 정하기까지 했습니다. 국가 정책은 정권이 바뀌어도 변하지 않고 계승되어야 합니다. KTX 구미역 정차는 지역 간 싸움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균형 발전이라는 정책적 틀 속에서 이해하고 판단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Q9. 약식 대담이라고 했는데, 분량이 적지 않게 되었습니다. 끝으로 정부와 구미시 그리고 김천시민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해 주시죠.

앞서 설명 드린 대로 KTX 구미역 정차 문제는 우리 김천시로서는 중대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구미시는 경기침체의 원인을 KTX 역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KTX가 하루 수회 구미역에 정차한다고 해서 이동 시간이 획기적으로 줄어들고, 기업들의 경영에 큰 도움이 된다고 보지 않습니다. 구미시는 더 이상 무리한 요구를 거두고 이웃도시인 김천과 상생하는 방안을 함께 고민해야 합니다. KTX의 구미역 정차가 아니더라도 구미공단-혁신도시 간 직결 도로 건설이나 광역전철 연장 등 합리적인 대안이 충분히 있습니다. 보다 폭 넓게 사고해야 합니다.

정부도 정치적 고려가 아닌 국가 균형발전과 국민통합이라는 측면에서 양 도시 간 상생 방안을 마련하는 데 협조해 줄 것을 부탁드립니다. 국가 균형 발전은 수도권과 비수도권과의 균형 발전도 중요하지만 지방의 큰 도시와 작은 도시와의 균형 발전도 필요하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만약 우리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계속 같은 주장을 반복해 우리 김천의 의사가 관철되지 않는다면 전 시민과 함께 사활을 걸고 투쟁할 것입니다. 정치권과 구미시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합니다.

김천시민 여러분께서는 이번 사안의 중대성과 문제점을 충분히 이해하셔서 우리 김천이 더 이상 정치적 논리에 희생되는 일이 없도록 역량을 결집하여 주실 것을 당부합니다. 우리 상공회의소 회원사와 임직원 일동은 지역 경제와 시민 여러분들의 풍요로운 삶을 위해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Q10. 바쁘신 와중에 이렇게 시간을 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2018년 잘 마무리하시고, 2019년 김천상공회의소의 평화와 발전을 빕니다.

감사합니다. 김천일보에서도 많이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취재부  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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