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사바의 굉음

민길성 시인

         민길성(시인, 한국문학동인회 회원)

너는 늘 쓸쓸하다 

바람에 떨구어진 여윈 낙엽처럼 
앞산 처녀바위 파란 가슴에 
다정한 달빛처럼 

너는 늘 쓸쓸하다

새벽이면 까만 하늘 저편에서 
들려오는 사바의 굉음 소리에 
너의 가슴에 밤새도록 젖은 

나의 시는
  
쓸쓸히 새벽이슬 속으로 
휘파람을 불며 걸어간다

*시를 소재로 인생을 노래하기는 쉽다. 그러나 마음을 찢는 울림을 선사하기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민길성 시인은 시 속에 자신의 마음을 액자처럼 옹기종기 앉힌다. 쓸쓸함을 노래하지만 결코 온기가 사라지지 않는 이유이다. 낙엽과 달빛은 외로움의 상징어들인데, 사바의 굉음으로 인해 그것이 상쇄되어 버린다. 새벽이슬 속으로 휘파람을 불며 걸어갈 수 있는 시적 화자가 그래서 여유롭게 보인다. 너의 쓸쓸함은 나의 시로 인해 꼬리를 감추고 만다. 시인은 쓸쓸함과 외로움을 몰아내는 사람인지도 모른다. 민길성 시인을 볼 때 더욱 그렇다(耳穆).

새벽녘(카페 TOV COMMUNITY IN SECOND LIFE 사진)

편집부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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