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태풍한담(颱風閑談)

태풍이 올라온다고 합니다.
불안한 마음에 농장 이곳저곳을 살펴봅니다. 텃밭 한 켠에 심겨져 있던 고추가 발갛게 익었습니다. 가지도 축 늘어졌고, 고구마 순도 무성합니다. 호박잎이랑 박잎도 비가 좋은지 생기가 돕니다.

태풍은 언제쯤이나 김천에 도착을 할라는 지 조용하기만 한데, 아내 혼자서 부산하게 움직입니다. 
곧 이어 농막(農幕)안에 
고소한 냄새가 진동을 합니다. 

레시피는 따로 없구만요.
텃밭에서 여지껏 비를 기다리던 놈들이랑 고방에서 숨죽이고 있던 감자와 양파가 희생이 되었군요.

역시나 비가 오는 날은
밀가리 음식이 최고입니다.

태풍이 더디게 온답니다.

근데 비가 오는 날은 
왜 밀가리 음식이 땡길까요?
비가 오면 외출하기도 불편하고 집안에서 머무는 시간이 많아져서 그럴까요? 

얼마 전에 TV에서 
흐린 날이 계속되고 우중충한 느낌이 드는 날씨에는 밀가리 음식의 판매가 급증을 한다네요. 김천 황금시장을 가 봐도 파전이나 고추 튀김이 평소보다 많이 팔린다고 합니다.

뭐 전문가의 말씀을 빌리면 부침개류에 함유된 단백질과 비타민B가 우울함을 해소하는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라구요 

또 어떤 이는 비 오는 소리와 부침개를 부치는 소리가 비슷해서 사람들이 부침개를 더 찾는다는 속설도 있다는데....글쎄요?

저는 아내가 해주는 밀가리 부침개는 평소에도 맛있습니다.

변죽만 울리는 태풍을 목 빠지게 기다리며 영양가도 없는 소리를  혼자서 지껄였습니다. 

이제 바람이 조금 붑니다.

문홍연  gcilbonews@daum.net

문홍연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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