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부항면 구룡사(九龍寺)에서
덕치(德峙)스님의 법문을 듣다.

구룡사는 부항면에 있답니다 부항댐을 지나고 터널까지 지나면
단산 교차로가 나오는데, 여기서 우회전하여 구남천 옆으로 나 있는 비포장 길을 한참 올라가면 아담한 절집 구룡사가 나온답니다.

어제는 친구들과 지례흑돼지 불고기로 점심을 먹고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구룡사를 들렀습니다. 입추를 지났다지만 불볕더위는 여전합니다. 부항댐을 지나며 차창을 열었더니 후끈한 열기가 들어오네요. 남쪽에서는 쌍끌이 태풍까지 올라온다니 걱정입니다.

여시아문(如是我聞)....

제가 엉터리 불교신자라서 
바른 설명이 될랑가는 모르겠네요.
여시(如是)는 ‘이와 같이’, 
아문(我聞)은 ‘내가 들었다’의 뜻으로 들은 법문을 그대로 믿고 따라 기록한다는 의미도 있고
또 실천을 한다는 뜻도 있답니다.

덕치 스님의 말씀을 옮겨보면 부처님의 말씀을 기록한 경전만 해도 수십 종이 있고, 하나하나의 말씀으로 보면 팔만 사천 개가 있다네요. 그런데 
그 모든 것을 관통하는 한 가지는 나쁜 일은 NO, 
착한 일은 YES.... 참 쉽지요?

그러고 보니 참 쉬운 것도 같은데, 실천을 하려니 조금 어려울 것 같기도 하구요. 
지나온 세월을 돌이켜 보니 착한 일을 얼마나 했는지, 아니면 나쁜 일은 또 얼마나 많이 했는지 판단이 흐려지기도 합니다만....

운명에 관한 말씀도 하셨네요.
중국 명나라 때의 학자 원요범(袁了凡)이란 분의 이야기입니다. 임진왜란이 터졌을 때에는 이여송(李如松)의 부장으로 조선에도 왔었다구요?

그는 운명의 바른 이치를 
깨닫고는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했답니다. 그도 처음에는 세상만사가 미리 정해진 운명에 따라 일어난다고 믿었는데, 어렸을 때 어떤 도인을 만났다구요. 

도인은 어린 원요범에게 몇 살에 과거에 합격하고 자식도 없이 53세에 죽게 될 것이라고 예언을 했답니다. 실제로 살아보니 도인의 예언대로 착착 들어맞자 인간의 운명은 바꿀 수 없는 것으로 여기고 무의미한 나날을 보냈는데, 그러다가 당대의 유명한 운곡선사(雲谷禪師)를 만나면서 자신의 생각을 바꾸었다고 합니다.

원요범은 “운명은 자기 스스로 만드는 것이고 복은 자기 자신에게 구하는 것”이라는 운곡선사의 가르침에 따라 선한 공덕을 쌓았구요. 그 덕택에 예전에 도인이 예언한 수명보다 20년 이상 더 오래 살고 자손까지 번성했다네요.

자신의 생각과 행동을 고쳐 운명을 바꾼 것이지요. 그는 훗날 운명에 굴복하지 말고 주인공으로 살라는 내용의 ‘요범사훈(了凡四訓)’까지 펴냈다고 합니다.

덕치스님은 자연 속에서 마음을 비우고 사셔서 그런지 도무지 나이가 느껴지지를 않습니다.  
성직자에게서만 느낄 수 있는 
알 수 없는 신비감도 느껴지구요.
제가 세속의 때가 너무 묻어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시 집으로 돌아갑니다. 
멀리 바라보이는 삼도봉의 산 빛은 여름에서 가을로 달려갑니다. 

조금의 시간 여유가 있다면  
구남천에 발이라도 담그고 더위를 보냈으면 좋으련만...ㅎ

혹시나 이 글을 보시는 분이
잘못 이해를 하시면 여기저기 절집이나 찾아다니며 시간이나 죽이는 한량으로 오해를 하실 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저와 제 친구들은 다시는 
오지 않을 오늘을 즐기는 중입니다.

문홍연  gcilbonews@daum.net

문홍연  gcilbo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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